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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홀린 '絃의 울림' 인모리우스…"서로 배우는 시간, 모든 참가자가 주인공"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시벨리우스 콩쿠르 한국인 첫 우승

파가니니 이후 7년 만에 쾌거

'현대작품 최고해석상'도 수상

"핀란드 관객들 호응에 큰 위로"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파가니니 콩쿠르 이후 7년만의 콩쿠르인데, 다시 해 보니 같이 준비하는 모든 참가자들이 주인공인 것 같습니다. 서로를 통해 배우는 시간이 돼서 콩쿠르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됐어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사진)가 세계적 권위의 장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음악가 중 역대 처음으로 우승했다. 그는 2015년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 후 7년만에 다시 콩쿠르 우승 경력을 추가하며 20대의 젊은 나이에도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 또 하나의 인장을 남겼다.

금호문화재단과 양인모의 소속사 크레디아 측은 양인모가 29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막을 내린 제12회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양인모가 1위를 차지했다고 30일 전했다. 2위는 미국의 네이선 멜처, 3위는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우도비첸코의 몫이었다. 양인모는 이번 콩쿠르를 위해 위촉된 작곡가 마그누스 린드베리의 초연 곡 ‘Caprice’의 최고 연주를 들려주는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현대 작품 최고해석상’도 함께 받았다.



그는 크레디아를 통해 콩쿠르 직후 전한 수상소감에서 “핀란드에 처음 와봤는데 관객들의 호응도 좋고 매우 따뜻해서 위로와 에너지를 얻었고, 무엇보다 자연이 너무 아름다워서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제 핀란드에도 자주 오게 될 것 같고 유럽 활동이나 해외 커리어에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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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벨리우스 콩쿠르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965년부터 5년마다 열리는 콩쿠르다. 만 30세 이하의 바이올리니스트를 대상으로 하며, 제1회 우승자인 올레그 카간을 비롯해 빅토리아 뮬로바,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세르게이 하차투리안 등 거장들을 배출했다. 한국인 연주자 중에서는 신지아가 2005년 3위에 오른 바 있으며 2015년 대회에서 정경화의 제자인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텔 리가 우승했다. 양인모를 비롯한 총 6명의 이번 콩쿠르 결선 참가자들은 지난 27~29일 헬싱키 뮤직센터에서 자신이 선택한 협주곡과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핀란드방송교향악단, 헬싱키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실력을 겨뤘다. 양인모는 헬싱키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는 닐센의 바이올린협주곡 Op.33을, 핀란드방송교향악단과 시벨리우스 바이올린협주곡 d단조, Op.47을 각각 연주했다.

2008년 금호영재 콘서트로 데뷔한 양인모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클래식 전문 온라인매체 더 바이올린 채널은 그를 ‘오늘날 가장 재능 있는 새로운 세대의 젊은 아티스트 중 하나’로 소개한 바 있다. 대중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계기는 한국인 처음으로 우승한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로, 그는 콩쿠르가 9년만에 배출한 우승자였다. ‘인모니니’라는 그의 별명도 여기서 유래했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뉴잉글랜드 음악원을 거쳐 현재 독일 베를린에 머무르며 한스아이슬러 국립 음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양인모는 프랑스 국립 교향악단,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취리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덴마크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리치몬드 심포니 오케스트라, 카를로 펠리체 오케스트라, 서울시립교향악단 등과 협연했으며, 파비오 루이지, 네메 예르비, 정명훈 등 세계적 지휘자들과도 함께 했다. 최근에는 다비트 라일란트 지휘로 프랑스 메츠 오케스트라와 프랑스와 한국에서 투어 공연을 벌였다.

한편 그는 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함에 따라 1위 상금 3만 유로(약 3760만원)와 특별상 상금 2000유로(약 250만원)를 받게 되며, 1772년산 과다니니 바이올린을 최소 1년간 임대 받아 쓸 수 있게 됐다. 또한 콩쿠르 의장인 지휘자 사카리 오라모와 바이올리니스트 페카 쿠시스토의 멘토링, 헬싱키필하모닉·핀란드방송교향악단과 협연의 기회가 주어진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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