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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 '브로커' 송강호 "칸 남우주연상 결과 피 말려…감동 차근차근 느끼고 싶다"

영화 '브로커'의 배우 송강호 / 사진=연합뉴스영화 '브로커'의 배우 송강호 / 사진=연합뉴스




영화 '브로커'로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송강호가 "감동을 차근차근 야금야금 느끼고 싶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31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브로커'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배우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세계적인 거장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이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고 에큐메니컬상을 수상해 개봉 전부터 국내외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송강호는 극 중 세탁소를 운영하지만 늘 빚에 시달리며 베이비박스에서 몰래 아이를 빼돌려 파는 브로커 역할을 하는 상현을 연기했다. 상현은 시작은 돈 때문이지만 함부로 아이를 팔지 않고 진심으로 아이의 새로운 부모를 찾아주기 위한 자칭 선의의 브로커다. 송강호 특유의 자연스럽고 소탈한 연기는 상현 캐릭터에게 설득력을 줬고 '생명의 가치'라는 주제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전달력까지 갖췄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전날 한국으로 금의환향한 송강호는 기쁨을 누리고 있는 중이다. 이날 그는 "칸 영화제는 워낙 적은 상을 준다. 21편 중 7편, 4개의 상을 주기 때문에 확률이 낮다"며 "(칸 영화제 측에서) 7편의 작품의 관계자들에게 12시쯤에 전화를 주게 돼있는데 그때가 가장 긴장된다. 오히려 극장 안에서는 긴장이 안되고 12시까지 전화를 기다릴 때가 피를 말리더라"고 수상 확정 순간을 회상했다.

이어 "(폐막식에서) 호명이 됐을 때는 순간 패닉이 되는 묘한 기분이었다. '기쁘다'는 감정에 앞서서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패닉 상태가 몇 초간 있었다"며 "영국 런던에 있는 봉준호 감독, 한국에 있는 김지훈 감독이 제일 먼저 문자가 와있더라. 유튜브로 새벽에 다 보고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 많은 과찬을 받고 있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면서도 "감동을 차근차근 야금야금 느끼고 싶다"고 솔직한 소감을 전해 장내에 웃음이 번지게 했다.

고레에다 감독 역시 송강호의 수상에 행복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내가 연출한 작품에서 배우가 상을 받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난 삐딱한 성격이라 내가 상을 받을 때는 '어디가 좋았던 걸까' '정말 좋았던 걸까'라는 생각을 한다. 순수하게 나에 대한 평가를 누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배우가 칭찬받으면 마음껏 기쁨을 누린다. 그래서 이번에도 가장 기뻤다"며 "관계자들이 날 보고 '평소보다 영화제에서 즐거워보인다'고 하더라. 시상식 이후 파티에서도 이렇게 진심으로 기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기쁨을 누렸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는 "내가 뭔가를 했다기보다는 송강호가 그동안 이룬 성과가 아닐까 싶다"며 "아직도 송강호가 상을 못 받았나 의아했다. 봉준호, 이창동, 박찬욱 감독의 작품에서 상을 받았어도 충분했는데 내 작품에서 상을 받아서 약간 죄송스럽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브로커'를 위해서는 가장 기쁜 수상내역이기도 하다"고 덧붙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편 '브로커'는 오는 6월 8일 개봉한다.


추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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