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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다방]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실패할 자유를 배울 용기

[리뷰] 왓챠 다큐멘터리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한화이글스의 리빌딩을 담은 작품

"실패할 자유를 가져라"


직접 맛보고 추천하는 향긋한 작품 한 잔! 세상의 OTT 다 보고 싶은 'OTT다방'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스틸 / 사진=왓챠'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스틸 / 사진=왓챠




몇 년째 리그 최하위를 머물고 있는 한화이글스가 리빌딩이라는 변화를 맞았다.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미 정해진 틀을 깨부수고, 탄탄한 기초를 세우는 작업은 실패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한화이글스에는 그런 실패에서 자유로울 용기가 필요했다.

왓챠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한화이글스: 클러하우스'는 2021년, 리빌딩 첫해를 맞이한 프로야구단 한화이글스 프론트와 선수단의 변화, 그리고 성장 스토리를 담는다. 만년 꼴찌 한화이글스는 팀 내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방출하고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개편한다. 이를 위해 메이저리그에서 리빌딩 경험이 있는 수베로 감독을 영입하고, 내부 신인 육성에 힘을 다한다. 작품은 한화이글스가 리빌딩을 선언한 이유부터 수베로 감독 영입, 스프링캠프를 비롯한 시즌 전 경기를 모두 기록한다.

작품은 이미 2021년 시즌 성적이 나온 시점인, 2022년 3월에 공개됐다. 한화이글스의 2021년 성적은 꼴찌. 그러나 작품은 단순히 한화이글스의 성적과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과정에 집중한다. 새로 부임한 감독과 선수의 성장, 그 안에서 변화하는 이들의 모습과 솔직한 심정을 진솔하게 담은 것이다. 수베로 감독은 부임 첫날 선수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배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당장의 결과에 급급하기 보다, 실패 속에서 성장하며 혁신을 이루겠다는 그의 강한 의지가 보인 셈이다.



그러나 만년 꼴찌라는 틀에 갇힌 선수들은 불안정하다. 특히 이제 막 프로 세계에 들어온 20대 초반의 신인 선수들은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더욱 자신을 믿지 못한다. 온 힘을 다해 훈련하고, 노력하지만 스스로를 믿지 못하니 자신감은 떨어진다. 이들에게는 주변에서 용기를 붇돋아 주는 응원도 들리지도 않는다.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아직은 불안하고, 자신감이 떨어진 사회초년생들에게 공감을 살 만하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의 속마음도 화제다. 항상 강해 보이던 김범수 선수가 "솔직히 지금은 자신이 없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공감을 자아낸다. 그는 "작년에 야구를 그만두려고 생각했는데, 운동 시켜주는 형이 1년만 더 해보자고 했다. 잘 될 것 같은 마음에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또 주장 하주석이 삼진을 당하자 배트를 부수는 장면에서는 선수들의 중압감이 느껴지도 한다.

드래프트, 트레이드, 스포츠 마케팅 등 이면에 감춰졌던 모습을 생생하게 알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정민철 단장을 비롯해 박찬혁 대표이사, 석장현 전략 분석 팀장, 김장백 운영 팀장 등 전략, 운영 팀의 인터뷰는 물론 구단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마케터와 디자이너의 인터뷰 등 지원 팀이 리빌딩을 대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전략의 실패 이유, 캐치프레이즈 선정 과정, 트레이드에 대한 고민, 팬들에 대한 마음 등은 진솔하기 그지없다.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는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떠올리게 만든다. '스토브리그'는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이야기로, 한화이글스의 리빌딩 과정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스토브리그'는 구단과 선수, 코치들의 드라마틱한 변화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드라마틱한 변화나 기적이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 이를 기다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뿐.

◆ 시식평: 야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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