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40년간 남성만 정회원 허용한 골프장…인권위 "평등권 침해"

해당 골프클럽에 제도 개선 권고

"골프 치는 여성 비율 현저히 늘어"





여성의 골프클럽 가입을 제한하는 건 평등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경기도에서 각기 다른 골프클럽을 운영하는 대표이사 2명에게 정회원 가입 시 여성을 배제하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해당 골프클럽은 각각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세워졌으며, '35세 이상 내·외국인 남성'에게만 정회원권을 분양한다는 개장 당시 조건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진정인은 이 같은 제도가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지난해 4월 두 곳을 대상으로 동시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클럽들은 개장 당시 골프장 가입자와 이용자가 주로 남성이어서 이 같은 방침을 세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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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여성은 가족회원으로 입회가 가능해 정회원에 준하는 혜택을 주는 점 △평일 회원은 남녀 모두 가입이 가능한 점 △비회원도 회원 예약 잔여분이 있을 때 성별과 무관하게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어 정회원 자격 제한에 따른 권익 침해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여성이 다른 방식으로 골프클럽을 이용할 수 있다 해도 정회원이 누리는 혜택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며 정회원 가입 제한이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 행위라고 판단했다. 가령 두 클럽의 비회원은 정회원의 2∼3배에 달하는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인권위는 또한 "골프클럽의 주장대로 개장 당시에는 골프가 남성 중심 스포츠였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골프 활동 인구 중 여성의 비율이 현저히 늘어난 현재에도 개장 당시 기준을 유지하는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한골프협회가 발표한 '2017 한국골프지표'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골프 참여인구 636만 명 가운데 남성은 347만명(54.6%), 여성은 289만명(45.4%)이다.

인권위는 "2007년 골프 활동 인구의 90.1%가 남성, 9.9%가 여성이던 것과 비교해 10년 동안 여성의 골프 참여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활동인구 비율의 성비가 거의 같아졌다"며 클럽 대표이사들에게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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