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사진)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이 2일 “세계 경제 원유 의존도 감소와 견고한 정책체제를 감안할 때 1970년대의 극심했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2일 한국은행이 개최한 ‘2022년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원자재 시장 불안, 성장 및 인플레이션(글로벌 경제는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반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지만 각국 중앙은행들은 최근 높아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정책 정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국장은 세계 경제의 원유 의존도가 감소해 에너지 사용량 중 원유 비중이 1970년대 말 50%에서 2020년 30%까지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원유 공급 충격으로 유가가 10% 오르면 8분기 시차를 두고 주요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5%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원자재 수입국의 GDP는 큰 폭 감소하고 원자재 수출국도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로 수출단가 개선에 따른 수혜가 일부 상실되는 것으로 봤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 수입국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GDP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서 중기에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국장은 인플레이션 예측치가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올해 내내 목표치보다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선진국의 경우 목표치보다 약간 높거나 신흥국은 목표치 범위 안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990년대 이후 일반적인 경기침체기와 달리 코로나 위기 이후 자산가격은 상승했으며 가계부채도 신흥국을 중심으로 올랐다.
신 국장은 “이러한 여건을 감안하면서 향후 정책 정상화를 통해 경제를 연착륙 시킬 수 있을 것인가는 가계나 기업의 인플레이션을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빠르게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