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기존 논의하던 증산 규모보다 더 많이 늘리기로 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반응이 주류를 보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OPEC+는 이날 정례 회의를 열고 7~8월 각각 하루 64만8000배럴을 증산하기로 했다. 이는 하루 43만2000배럴을 증산하겠다는 기존의 방침보다 50% 가량 늘어난 양이다. OPEC+ 산유국 석유장관들은 이날 성명에서 "원유와 정제제품 모두에서 안정적이고 균형 있는 시장의 중요성이 강조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합의에 따라 OPEC+ 회원국 중 증산 여력이 있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이 원유 생산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쿠웨이트 석유부는 이날 OPEC+ 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7월부터 추가 증산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다만 OPEC+의 이같은 결정에도 국제 유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공급 부족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다. 이날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1달러(1.40%) 오를 배럴당 116.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 시장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줄어든 러시아산 원유 공급량이 하루 100만 배럴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번 증산으로 이를 메우기에 모자란다는 의미다. 원유 재고도 빠르게 줄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5월 넷째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506만8000배럴 줄어들었다.
리포 오일협회의 앤드류 리포 회장은 "OPEC+가 시장 예상보다 약간 더 생산량을 늘리는데 동의했지만 이미 이전 감산결정으로 하루 200만 배럴이상 부족하기 때문에 추가로 공급이 확대되는 것은 실제로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OPEC+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당시 총 하루 580만 배럴 수준으로 감산했다. 지난해 7월 OPEC+는 2020년 합의했던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