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00일을 맞은 가운데 이 전쟁이 끝을 알 수 없는 장기적인 소모전으로 바뀌고 있다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을 방문 중인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지키기 위해 큰 대가를 치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역시 많은 사상자를 내며 소모전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동맹국들이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지속 가능한’ 지원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방어’ 목적이라고 짚으며 앞으로도 러시아와 나토 간 전면전은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전쟁이 그렇듯 이 전쟁도 협상 테이블에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서방의 무기 지원이 우크라이나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및 남부 해안도시 지역에서 러시아의 집중 공격이 이어지며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돈바스의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가 러시아군에 80% 이상 장악된 가운데 아조트 화학공장 지하에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800명 이상이 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달 함락된 마리우폴 아조우스틸 제철소처럼 민간인들이 장기간 고립된 채 무차별 폭격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늘까지 우리 영토의 5분의 1이 점령됐다"면서 “전쟁의 ‘변곡점’을 맞아 승리하려면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고 서방의 군사 지원 확대를 강력히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