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의 3분의 1을 재수생 등 ‘N수생’이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첫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모의 평가에 응시한 졸업생 비중이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데다 하반기 이후 ‘반수생’이 대거 가세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수능에서 졸업생 비율이 3분의 1을 넘긴 것은 수능 초창기인 1990년대가 마지막이다. 입시 업계는 지난해 처음 도입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에 따른 혼란이 N수생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평가원에 따르면 9일 치러지는 6월 모의 평가에는 재학생 40만 473명, 졸업생 7만 6675명 등 총 47만 7148명이 지원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재학생 지원자는 전년 대비 1만 5321명 줄었으나 졸업생 지원자는 9570명 증가했다. 전체 지원자 중 졸업생 비중은 16.1%로 평가원 6월 모의 평가 접수자 통계가 발표되기 시작한 2011학년도 이래 가장 높다. 문·이과 통합 수능 여파로 올해 수능에서 N수생 비중이 크게 늘 것으로 봤던 입시 업계의 예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수능 출제 기관인 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모의 평가는 당해 재수생 비중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첫 시험이다. 평가원 모의 평가는 6·9월 두 차례 치러지는데 시도 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와 달리 재수생 등 N수생도 응시할 수 있다.
입시 업계는 1학기를 종강하고 하반기부터 합류할 반수생 역시 역대 최다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곧 개강하는 재수 학원 반수반에 예년 대비 2~3배 많은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 종로학원이 평가원 모의 평가와 수능 접수자를 비교 추정한 결과 반수생은 지난해 수능에서 역대 최다인 8만 2006명을 기록했다. 전체 수능 지원자의 16.1% 수준이다.
올해 치러지는 2023학년도 수능에서 졸업생 비중은 3분의 1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역대 수능에서 졸업생 비중이 30%를 넘긴 것은 2001학년도(30.8%)가 마지막이다. 3분의 1 이상은 수능 도입 초창기였던 1994~1997학년도에 있었지만 이후 수시 도입으로 20%대를 유지했다. 최근에는 정시 확대와 의약 계열 정원 증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20%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6월 모의 평가에서 졸업생 비율은 13.9%였으나 반수생이 합류한 본 수능에서는 29.2%로 확대됐다"며 “이미 6월 모의 평가에서 16.1%를 기록한 올해는 졸업생 비중이 32~34%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시 업계는 지난해 처음 실시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N수생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과생은 수학 선택과목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활용해 상위권대 인문 계열로 교차 지원을 했으나 학과에 적응하지 못했고 문과생은 이들에 밀려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해 재수에 도전하고 있다. 경희대의 경우 2022학년도 정시 일반 전형 인문·사회 계열 최종 합격자 770여 명 중 무려 60%가 수능 수학에서 미적분 등을 선택한 이과생이었다. 서울대 역시 정시 인문·사회 계열 최초 합격자 480여 명 중 이과생이 210여 명에 달했다.
재수생이 크게 늘면서 고3 수험생이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임 대표는 “재수생이 늘어도 전반적인 수준은 오히려 높지 않을 수 있다”며 “최근 정시 확대로 수능을 준비하는 고3도 늘어 무조건 불리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