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봉쇄 해제 이후 국내 상장된 중국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수익률도 ‘봉인 해제’ 됐다. 6월 중국이 2달여 만에 봉쇄 조치를 해제하면서 경기 부양 기대감이 커진 데다 그간 중국 성장주들을 짓눌러왔던 중국 정부의 ‘빅테크 때리기’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8일 한국펀드평가사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5월 9일~6월 8일) 국내 ETF 수익률 상위 10위권 내 중국 ETF가 8개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KODEX차이나2차전지MSCI’로 25.21%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어 ‘TIGER차이나전기차SOLATIVE’와 ‘SOL차이나태양광CSI’의 수익률이 각각 23.25%, 21.59%로 20% 선을 기록했다. 이밖에 중국판 나스닥인 과창판 시장에 투자하는 ‘KODEX차이나과창판STAR50(16.66%)’ ‘SOL차이나육성산업액티브(16.60%)’ ‘TIGER차이나과창판STAR60(16.20%)’ ‘KINDEX중국과창판STAR50(15.95%)’ 등 4종도 나란히 수익률 4~7위에 올랐다.
이달 들어 중국이 65일간 이어졌던 상하이 봉쇄를 해제한 데 이어 수도 베이징의 방역 기준 역시 완화하자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오프닝 움직임에 맞춰 중국 정부가 내놓은 본격적인 경기 부양책들이 중국 증시를 큰 폭으로 밀어 올린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4월 말 기준 2886선까지 추락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3263.79까지 반등했다. 같은 기간 3800선까지 하락했던 항셍테크지수는 이날도 상승하며 4829.57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은 지난주 전기차 보조금 지원책을 포함해 다양한 소비 부양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커창 총리의 신속한 경기 대응 방침에 지방정부와 인민은행이 화답하는 모습”이라며 “중국이 2분기를 저점으로 상저하고의 경기회복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자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 하방 압력을 가하던 중국 정부의 규제 일변도에 변화가 생긴 것 역시 중국 성장주 관련 ETF들의 주가 반등을 이끌고 있다. 중국이 하반기 경제 정상화에 정책 초점을 맞추면서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대표 빅테크 업체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틀었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는 최대 규모의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를 이달 마무리하고 중국 내 신규 사업을 재개하도록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시장이 기다렸던 규제 마무리에서 고용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경제 회복 지원 기조가 시작됐다”며 “중국 정부가 구조적 성장 산업으로 제시하고 있는 신재생·반도체·빅테크 등을 유망 업종으로 제안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