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한 한국은행이 빅스텝(0.50%포인트 인상)보다는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연말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2.50~2.75%로 보는 시장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평가해 연내 3~4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9일 ‘2022년 6월 통화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빅스텝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빅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건 아니지만 0.25%포인트씩 하는 것이 아직은 적절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했다. 이후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다음 달 인상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한은은 5%대 물가가 수개월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일반인과 전문가의 기대인플레이션도 3.3%, 3.7%로 오르면서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박 부총재보는 올해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2.50~2.75%로 예상하는 시장 전망에 대해 “지금 형성된 기준금리 기대가 저희가 볼 땐 합리적인 기대”라고 말했다. 박 부총재보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많이 뛰면서 실질금리가 낮다는 시각에 동의한다”면서도 “물가가 오르고 있긴 하지만 경기 측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요인, 중국 경기 둔화 등을 생각 안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