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면 레이저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점, 그리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전기차·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출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상장 과정에서 조달할 자금의 대부분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해 회사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최재준(사진) 레이저쎌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2023년엔 1조 4500억 원, 2025년엔 2조 5000억 원 수준의 전방 산업 시장이 저희한테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만큼 면 레이저 관련 시장 규모가 매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015년 설립된 레이저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면 레이저’ 광학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보통 레이저는 일상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포인터’처럼 ‘점(點)’으로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레이저쎌은 이를 ‘면(面)’ 단위로 확장하는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이 장비가 주로 투입되는 분야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후공정 중 하나인 패키징이다. 기존 패키징 공정에선 불균일한 가열로 인해 기판이 휘거나 레이저를 기판·칩의 특정 부위에 집중적으로 빛을 쬠으로써 불량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레이저쎌은 자사의 면 레이저 기술을 활용해 패키징 공정 속도를 기존보다 최소 열 배 높이고, 불량률은 큰 폭으로 줄였다.
특히 데이터 수요 확대로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반도체를 밀착하는 ‘원 패키지’ 공정이 확대되고 있어 후공정 불량도를 낮출 수 있는 자사의 기술이 적용될 여지가 넓다고 레이저쎌 측은 보고 있다.
2차전지에 들어가는 파워반도체,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업체 중에서도 수율을 개선하기 위해 레이저쎌과 협업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최 대표는 “현재 37개국의 44개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2년 뒤 큰 매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이저쎌은 코스닥 상장을 발판 삼아 반도체·2차전지·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최 대표는 “공모 자금 중 절반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까진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엔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레이저쎌은 지난해 매출액으로 전년보다 150% 증가한 96억 8200만 원을 거둬들였으나, 영업손실은 5억 6600만 원을 나타내 지난 2020년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레이저쎌은 ‘소부장 특례 상장’을 활용해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있다. 이날부터 10일까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달 14~15일엔 일반 청약을 실시해 같은 달 23일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방침이다. 희망 공모가는 1만 2000~1만 4000원이며,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01636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