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말 2.75% 전망 합리적"…한은, 초유의 6연속 기준금리 인상 시사

남은 네차례 금통위 모두 올릴 수도

환율 상승속도 금융위기 후 최고

기대인플레, 물가에 이미 반영 중

빅스텝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 안해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은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은




한국은행이 연말 기준금리를 2.50~2.75%로 보는 시장 전망에 대해 “합리적인 기대”라고 평가했다. 올해 남은 네 번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때마다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기준금리를 2.75%까지 올리면 한은은 4월과 5월에 이어 여섯 번 연속으로 금리를 올리게 된다. 현시점에서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고 했지만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남겨둔 만큼 숨 가쁜 금리 인상 행보가 예상된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9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 참석해 ‘기준금리를 서너 번 더 올려 연말 2.50~2.75%에 이를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대한 견해를 묻자 “기준금리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이창용 총재가 합리적이라고 밝힌 연말 기준금리 2.25~2.50%보다 0.25%포인트 높음에도 긍정적 언급을 해 인플레이션이 심상치 않음을 인정했다는 분석이다.



한은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강도를 높인 것은 인플레이션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달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에서 4.5%로 1.4%포인트 올려 잡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보다 높은 4.8%를 제시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로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6%대 물가도 곧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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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은은 미 달러화 강세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이 물가를 더 끌어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의 물가 상승 기여도는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3.8%의 9% 수준인 0.34%포인트로 추산됐다. 물가가 1만 원 올랐다면 900원은 환율 영향이라는 것이다. 2월 이후 환율 상승 속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만큼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도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더 큰 문제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이미 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최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임금과 기업의 가격 설정 경로를 통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일반인과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이 지난달 각각 3.3%, 3.7%를 기록한 만큼 추가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

한은은 경기를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하면서도 빅스텝의 가능성은 남겨뒀다. 박 부총재보는 “빅스텝의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열어두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0.25%포인트씩 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다만 물가가 많이 올라 혹시라도 (빅스텝이) 필요하면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도 국내 시장이 흔들릴 만한 충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7억 7000만 달러 유입되면서 3개월 만에 순유입 전환했다. 주식자금은 4개월 연속 빠져나갔지만 유출 규모는 40억 달러 수준에서 12억 9000만 달러로 줄었다. 채권자금 유입량은 5억 달러 수준에서 20억 6000만 달러로 4배 늘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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