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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조합 '자중지란'…"집행부 해임시 제명" VS "형사고소"

조합 정상위, 해임 절차 착수에

조합원모임 "발의 조합원 제명"

정상위 "공갈미수 등 범죄…고소"

내부갈등 돌발변수에 새 국면

지난 5일 오후 촬영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사업 현장 모습. 연합뉴스지난 5일 오후 촬영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사업 현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 중재를 계기로 갈등 해결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던 ‘둔촌주공 사태’가 조합원 간 내부 갈등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며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조합 내부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정상위)’가 조합 집행부 해임 절차에 착수하자 ‘둔촌주공 조합원모임(조합원모임)’에서는 해임 발의하는 조합원을 제명하겠다고 맞서는 등 ‘자중지란’에 빠진 것이다. 조합 내부 갈등이 증폭되면서 사태는 더욱 꼬이는 모습이다.




10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조합원들로 구성된 둔촌주공 조합원모임은 현 조합 집행부에 대한 해임 발의서를 제출하는 조합원에 대해 조합원 제명 및 현금 청산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9일 오전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발송했다. 문자에는 △해임 발의서 제출 즉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해임 발의서를 제출한 명단을 확보 △현금 청산을 포함한 조합원 제명 추진 △사업 진행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및 민형사상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합 집행부 해임에 동의하는 조합원에게 심각한 불이익을 주겠다며 사실상 위협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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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정상위는 이에 대해 조합원모임을 대상으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겠다며 맞대응했다. 정상위 역시 9일 전체 조합원에게 문자를 보내 “(조합원모임의 문자는) 조합원의 정당한 권리인 조합 집행부에 대한 해임권을 부정하는 범죄적 행위”라며 “협박죄뿐 아니라 공갈 미수와 정당한 조합원 활동을 방해하는 업무방해죄 등 모든 범죄적 요소를 찾아내 ‘둔촌주공 조합원모임’에 대한 형사 고소를 즉각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위는 8일 현 조합 집행부 해임 절차 착수를 공식화한 바 있다.

둔촌주공 조합원모임은 2021년 현 조합 집행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존재하던 조합 내부 단체로 현재 수천 명의 회원을 거느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 조합 자문위원회장을 맡고 있는 조 모씨가 단체 운영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9일 문자는 둔촌주공 조합원모임 사무실 번호로 발송됐다. 이에 대해 조합 집행부 관계자는 “둔촌주공 조합원모임에서 발송한 문자는 일부 조합원이 보낸 것으로 조합 집행부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하다”며 “조합은 문자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조합원 수 6000여 명에 달하는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이달 초 서울시가 조합·시공단과의 조율을 통해 내놓은 중재안을 대부분 수용하겠다고 밝히며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시공단 역시 타워크레인 해체 연기를 결정하며 화답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후 정상위의 조합 집행부 해임 추진을 계기로 조합 내부 분란이 커지며 사업 정상화를 위한 변수가 추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강남권의 한 정비 업계 관계자는 “조합·시공단·서울시의 3자 구도에서도 사태 해결이 쉽게 되지 않았는데 조합원 간 갈등이 커지며 사태 해결이 더 어렵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덕연 기자·한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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