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나라' 독일 맥주업체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공병이 부족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은 환경보호를 위해 캔보다는 병 재사용 확대를 규정한 재활용법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의 비협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맥주 제조업계에서는 공병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일은 공병 재활용을 위해 병당 8유로센트(약 107원)의 보증금 반환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참여율이 적어 회수되는 공병은 극히 적은 상태라고 NYT는 전했다.
독일 노이젤레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는 슈테판 프릿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양조장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맥주병이 부족한 것”이라고 NYT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재활용법에 따라 판매하는 맥주의 80% 정도가 병맥주인 상황에서 공병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소규모 양조장에는 치명적”이라고 한탄했다.
대형 양조업체인 벨틴스도 공병 회수율이 3∼4%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 병 가격도 급등하고 있어 맥주 업체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새 병 가격은 80%나 급등했다.
이에 독일양조협회는 방송과 소셜미디어서비스를 통해 공병 반납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
공병 부족에 이어 물가 상승, 연료비 증가 등 겹악재를 마주한 맥주업체는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가 나날이 줄어들고 있어 이마저도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실제로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독일 맥주 소비량은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1993년보다 24% 가까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