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3년 만에 돌아온 '불야성 호텔'

"해외여행 아직 부담" 내국인 겨냥

호캉스 맞춰 심야·야외상품 봇물

롯데호텔, 새벽 6시까지 룸서비스

신라호텔은 온수풀서 영화 감상

파라다이스, 대규모 풀파티 개최

지난 2019년 파라다이스시티 야외 수영장에서 열린 '2019 아쿠아 파라다이스 풀파티' 현장/사진 제공=파라다이스시티지난 2019년 파라다이스시티 야외 수영장에서 열린 '2019 아쿠아 파라다이스 풀파티' 현장/사진 제공=파라다이스시티




직장인 박모 씨는 친구들과 함께 계획한 여름 푸켓 여행을 최근 취소해야 했다. 일찌감치 예매한 7월 항공편이 ‘운항 일정 변경’으로 운행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른 비행 편을 알아보자니 그 사이 무섭게 뛴 비행기 푯값이 부담스러웠다. 이에 박씨와 일행은 서울의 한 호텔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는 쪽으로 휴가의 방향을 틀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본격적인 여름 시즌을 맞아 호텔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외부 활동이 활발해진 가운데 해외여행이 아직은 부담스러운 내국인이 여전히 많은 만큼 호텔들은 ‘호캉스’ 수요를 겨냥한 다채로운 패키지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여름은 지난 2년 간 억눌렸던 ‘야외 활동’과 ‘심야 유흥’에 방점을 찍은 상품과 서비스로 여느 때보다 ‘뜨거운 호텔의 밤’을 전면에 내세우는 분위기다.

롯데호텔은 나이트 비어 제공, 새벽 룸서비스 주문 등을 포함한 3인 구성 객실 상품인 ‘트리플 데이 앤 나잇 인 서머’ 패키지를 선보였다./사진 제공=롯데호텔롯데호텔은 나이트 비어 제공, 새벽 룸서비스 주문 등을 포함한 3인 구성 객실 상품인 ‘트리플 데이 앤 나잇 인 서머’ 패키지를 선보였다./사진 제공=롯데호텔



롯데호텔 서울은 지난 1일부터 ‘트리플 데이 앤 나잇 인 서머’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이 패키지는 3인 구성 객실 상품으로 호캉스를 즐기는 MZ 세대를 겨냥해 만들었다. 호텔 홈페이지를 통한 5월 예약 분석 결과 3인 상품 객실 판매 수가 전년 대비 60% 이상 신장하자 ‘친구와의 놀이 장소’로 호텔을 선택하는 젊은 소비자 맞춤형 상품을 기획한 것이다. 이 패키지는 호텔 방에 나이트 비어 세트를 제공하고, 오후 3시부터 새벽 6시까지 룸서비스를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호텔 관계자는 “늦은 밤까지 친구들과 야식을 먹으며 즐길 수 있는 상품이라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현재 롯데호텔 서울에서 판매 중인 16개 패키지 중 예약 건수가 1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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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의 ‘문라이트 시네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문라이트 시네마는 호텔 야외 온수 풀에서 저녁 시간에 인기 영화를 상영하는 이색 체험 상품으로 매년 5~10월 진행한다. 올해는 야외 마스크 착용 해제와 함께 더위를 피하려는 인파가 일찌감치 호텔 풀로 몰리며 야외 시네마도 예년보다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신라호텔은 야외 풀 입장을 오후 6~10시에 한정해 가격 부담은 낮추면서 문라이트 시네마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가성비 패키지도 선보였다.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은 밤 8~10시 야외 수영장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문라이트 시네마’를 5월부터 시작했다./사진 제공=신라호텔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은 밤 8~10시 야외 수영장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문라이트 시네마’를 5월부터 시작했다./사진 제공=신라호텔


리오프닝 분위기를 타고 늦은 밤까지 여가를 즐기고, 식음업장을 이용하려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호텔 내 레스토랑들도 심야 영업에 나서고 있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최근 호텔 내 일식당·라운지 바·포차 등 주요 식당의 운영 시간을 자정 이후(새벽 1시 30분)까지 연장했다. 호텔 관계자는 “그동안 각종 방역 조치로 호텔 내부 시설의 영업시간에 제한이 있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고객의 수요에 대응해 변화를 줬다”며 “늦은 시간에도 식당을 찾아 여흥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호텔 내 한국식 포장마차 콘셉트의 주점 ‘포차’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마감 시간 연장 이후 일일 평균 저녁 고객이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인원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도 오랜만에 재개된다. 파라다이스(034230)시티는 호텔 야외 수영장에서 펼치는 행사인 ‘원더풀파티’를 오는 7월 3년 만에 개최한다. 2017년부터 매년 유명 클럽이나 바와 함께 진행한 이 행사는 지난 2년간 코로나 19 여파로 쉬어가야 했다. 파라다이스시티 관계자는 “지난 주말 객실 이용률이 80%를 기록할 만큼 일상 회복에 따른 고객 방문이 늘고 있다”며 “풀 파티 입장권과 숙박·음료 혜택을 엮은 패키지 역시 타 상품 대비 관련 문의가 두 배가량 높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드래곤시티 역시 호텔 최상층에 자리한 ‘스카이 비치’에서 지난 2년간 중단했던 투숙객 대상 풀 파티를 7~9월 열기로 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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