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짐 오닐






물가 논쟁이 가열되던 지난해 12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이란 표현을 없애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을 지낸 짐 오닐은 ‘메아 쿨파(mea culpa·내 탓이야)’라는 라틴어를 쓰며 “자기 잘못을 인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브릭스(BRICs)’ 용어 창시자로 유명한 오닐은 “연준이 더 일찍 조처를 했어야 한다”며 통화정책 실기를 지적하고 공격적 긴축을 요구했다. 때늦은 통화정책은 미국 물가상승률을 41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게 했고 인플레이션 통제가 가능한지에 대한 근본 물음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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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오닐은 셰필드대·서리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마린미들랜드은행·스위스은행을 거쳐 1995년 골드만삭스에 들어갔다. 2001년 수석이코노미스트이던 그는 주요 7개국(G7)에 대항할 세계 경제 주도국으로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꼽고 ‘브릭스’로 명명했다. 오닐은 한국을 유독 높이 평가해왔다. 2005년 세계경제의 새 축으로 부상할 11개국을 ‘넥스트 일레븐(N11)’이라 지칭하며 한국을 넣었고 2010년에는 N11 중 성장 잠재력이 우수한 한국·멕시코·인도네시아·터키 등 4개국을 ‘MIKT’라 불렀다. 2010년 한국을 방문해서는 “10년 내 한국의 전 세계 총생산 기여 비중이 상위 10위 안에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승승장구하던 오닐은 2013년 성과 부진으로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그는 혜안을 인정 받아 2015년 영국의 재무부 차관으로 발탁됐다. 지금도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고문을 맡고 있다.

오닐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엔화 환율이 달러당 150엔까지 오르면 아시아에 새로운 금융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엔·달러 환율이 13일 135엔마저 돌파한 가운데 금융 위기 현실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미국이 곧 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시장은 더 출렁거릴 것이다. 우리 당국도 외환·재정·금융 등의 보다 정교한 정책 조합과 더불어 경기 방어 총력전을 펼칠 때다.

김영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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