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폭락 장이 지속되면서 뱅크런 위험에 직면한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우스(Celsius)가 출금 중단이라는 강수를 뒀다.
셀시우스는 13일 공식 블로그에 “극단적인 시장 상황으로 인해 출금·스왑·계정간 이체를 모두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셀시우스는 “유동성을 안정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커뮤니티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공식적인 출금 재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는 셀시우스의 이 같은 조치가 ‘뱅크런(Bank Run·대규모 인출)’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이더리움(ETH)과 이더리움 기반 파생 상품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stETH을 이더리움으로 교환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현재 이더리움은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있다.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블록체인 검증에 직접 참여하고 보상으로 이더리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검증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최소 32 이더리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리도(Lido)와 같은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플랫폼은 개인 투자자들을 모아 검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투자자들의 이더리움을 모아 검증에 참여한 뒤 수익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이더리움을 맡기면 리도에서 투자자들에게 stETH를 발행해준다.
셀시우스는 최근 stETH를 맡기면 이더리움을 대출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투자자들은 리도에서 받은 stETH를 담보로 셀시우스에서 이더리움을 빌려 다른 곳에 투자하거나 이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빌린 이더리움을 리도에 재예치하고 stETH를 발급받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stETH과 이더리움의 유동성 풀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해 stETH의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는 stETH을 이더리움과 1대1의 비율로 교환하는 페깅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stETH을 이더리움으로 교환하지 못하는 지급 불능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현물 이더리움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져 셀시우스에서 이더리움을 인출하는 고객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 상황을 두고 ‘이더리움발 서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번 사태가 지난달 발생한 테라 폭락 사태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이더리움 디파이 생태계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으며 암호화폐 시장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