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시대’를 상징하는 대통령 집무실의 정식 명칭이 사실상 ‘용산 대통령실’로 결정됐다. 기존 5개 후보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고려해 기존에 쓰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14일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실새이름위원회는 오늘 최종 회의를 열고 2시간 가까이 토론을 벌인 결과 대통령 집무실에 새 명칭을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국민 온라인 선호도 조사 결과 앞서 최종 후보로 선택된 5개 명칭 모두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고 부정적 여론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강 대변인은 “청와대 이름 사례를 비춰볼 때 (대통령실 이름을) 한번 정하면 오랫동안 그 이름을 사용하는 만큼 성급히 선정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합당한 명칭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더 갖기로 했다”며 “대통령실은 새 명칭 대신 용산 대통령실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새이름위원회는 지난달 15일부터 국민신문고 홈페이지의 ‘국민생각함’을 통해 한 달 동안 대통령실의 새 이름 공모를 진행했다. 총 2만 9970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새이름위원회는 전수 검토, 고빈도 어휘 분석, 4차례 표결과 같은 절차를 통해 △국민의집 △국민청사 △민음청사 △바른누리 △이태원로22 등 총 5개의 후보군을 확정했다. 대통령실이 이달 3∼9일 5개 후보작에 대해 대국민 온라인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태원로22(32.1%)와 국민청사(28.1%)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당초 최종작은 새이름위원회의 심사위원 배점과 국민 선호도 조사를 30 대 70의 비율로 합산해 선정하기로 했지만 5개 후보군에 대한 반발 여론이 터져 나왔다. 국민청사·국민의집 등은 여당인 국민의힘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야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태원로22는 집무실의 도로명주소에서 따왔다는 설명이었지만 영국 총리 관저를 일컫는 ‘다우닝가 10번지’를 모방한 것처럼 느껴진다는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후보로 꼽힌 이름들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서 원점에서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