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중동 순방에 나설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내달 13~16일 사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사우디아라비아를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안 아부다비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 등 정상들과 만날 예정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모하메드 빈 살만 부총리 겸 왕세자와의 회동이다.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비상’이 걸린 바이든 미국 정부로서는 사우디를 포함한 산유국의 증산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매체들은 바이든 정부가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을 덮고 사우디와의 관계를 회복하기로 했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8.6% 오르며 예상보다 ‘뜨거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사우디와의 외교 관계를 재설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세계 석유 시장을 안정시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서도 사우디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사우디는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이란과 함께 증산 여력이 가장 큰 곳이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경제제재를 단행해온 베네수엘라에도 구애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 등은 미 재무부가 그간 미 정부의 제재로 중단된 미국 정유 기업 셰브런과 베네수엘라 정부의 원유 사업 재개 논의를 허가했으며 이탈리아 정유 기업인 에니와 스페인 정유 기업인 렙솔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유럽으로 운송하는 것도 허용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