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는 벤투호가 이집트전 대승과 함께 6월 A매치 일정을 2승 1무 1패로 마무리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 평가전에서 4 대 1로 이겼다.
전반 황의조(보르도), 김영권(울산)의 연이은 헤딩골로 앞서다 무스타파 무함마드에게 추격 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교체 투입된 조규성(김천)의 쐐기골에 이어 추가 시간 권창훈(김천)까지 골 맛을 보면서 이집트를 제압했다.
이집트전은 벤투호가 6월에 치른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경기였다. 앞서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대결할 우루과이를 겨냥한 '남미 모의고사'로 2일 브라질(1 대 5 패), 6일 칠레(2 대 0 승), 10일 파라과이(2 대 2 무)와 차례로 친선 경기를 벌였다. 한국은 6월 4연전을 2승 1무 1패로 마쳤다. 4경기에서 9골을 넣고 8실점 했다.
이집트는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이 32위로 한국(29위)보다 조금 낮다.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으며 이번 방한에는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23골로 손흥민(토트넘)과 공동 득점왕에 오른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를 비롯해 오마르 마르무시(슈투트가르트), 무함마드 엘네니(아스널) 등 유럽에서 뛰는 일부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이집트와 상대 전적에서 6승 7무 5패로 앞섰다. 이집트에 이긴 것은 2001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LG컵 4개국 친선 대회(2 대 1 승) 이후 21년 만이다.
이집트전으로 소집 일정을 마친 벤투호는 해산 후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맞춰 재소집된다. 이 대회는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아 유럽파 차출은 어렵고 한국과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게 될 전망이다.
벤투 감독은 이집트를 맞아 칠레, 파라과이전에 이어 A매치 3경기 연속골을 노리는 손흥민을 황의조와 최전방 투톱으로 내세운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권창훈이 좌우 측면을 맡고 정우영(알사드)과 황인범(서울)이 빠진 중원에는 백승호(전북)와 고승범(김천)이 호흡을 맞췄다. 포백 수비진은 김진수(전북)-김영권-권경원(감바 오사카)-김태환(울산)으로 꾸렸고 골문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지켰다.
경기 초반 이집트의 압박에 고전하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던 한국은 전반 16분 첫 슈팅을 선제골로 연결하며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볼 배급이 원활하지 않자 하프라인 오른쪽까지 내려와 공을 받은 손흥민이 상대 페널티 지역 왼쪽의 김진수를 보고 길게 넘겼다. 김진수는 바로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황의조가 헤딩으로 이집트 골문에 꽂아 넣었다. 황의조의 A매치 16호 골.
추가골은 6분 만에 나왔다. 전반 22분 손흥민이 상대 오른쪽에서 차 올린 코너킥을 황의조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헤딩으로 흘려주자 공격에 가담했던 중앙 수비수 김영권이 골문 왼쪽에서 몸을 날려 머리로 받아 넣었다. 하지만 한국은 수비 집중력에서 다시 한 번 숙제를 확인하면서 전반 38분 추격골을 허용했다. 수비 숫자는 많았지만 문전 혼전 중 상대 최전방 공격수 무스타파 무함마드에게 편하게 슈팅 기회를 내주고 실점하며 전반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3분 만에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었으나 손흥민이 오른발로 감아 찬 공을 상대 골키퍼가 쳐냈다. 변화 없이 후반을 시작했던 한국은 후반 8분 오른쪽 허벅지 뒤 근육 통증을 호소한 고승범을 빼고 김진규(전북)를 투입해 대형을 유지했다.
후반 21분 김태환의 크로스가 골 지역 왼쪽에 있던 김진수의 왼발 논스톱 슛까지 이어졌으나 이번에도 골키퍼 품에 안겼다.
벤투 감독은 후반 25분 활동량이 많았던 정우영을 스피드가 좋은 엄원상으로 바꿔 공세를 이어가려 했다. 패스가 끊겨 위기를 맞기도 한 한국은 후반 33분 황의조와 백승호를 불러들이고 그 자리에 각각 조규성과 김동현(강원)을 들여보냈다. 김동현에게는 A매치 데뷔전이었다.
한국은 후반 40분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합작한 쐐기골로 승부를 더 기울였다. 엄원상의 패스를 받은 조규성이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공이 이집트 골망을 출렁였다. 후반 46분에는 김진수가 올린 크로스를 권창훈이 골문 앞에서 헤딩으로 돌려놓아 이집트의 백기를 받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