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박 모(26) 씨는 최근 공부를 위해 카페를 찾는 경우를 줄이고 서울시가 청년들을 위해 운영하는 커뮤니티 공간인 ‘오랑’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박 씨는 “매일 카페에 가기에는 비용 부담이 커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다니고 있다”며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공부하기 위한 시설도 잘 돼 있어 주변에도 많이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시생 윤 모(25) 씨도 평소 이용하던 스터디카페 대신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한다. 윤 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 스터디카페를 가는 것도 부담스럽다”면서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졸업도 미뤘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물가가 치솟으면서 식비부터 공간 이용까지 다방면에서 지출을 줄이고 각자의 절약 습관을 공유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2030세대를 중심으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욜로(You Only Live Once·YOLO)’ 트렌드가 확산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달 가공식품물가지수는 7.6% 상승했다. 생활필수품 가격이 오르면서 저소득층의 물가 체감도는 날로 악화하고 있다. 올해 1·4분기 기준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는 월평균 가처분소득 중 식료품·외식비에 전체 소비의 42.2%를 썼다. 반면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는 전체의 13.2%를 사용했다.
이처럼 커피 값을 비롯해 각종 외식 물가와 식재료 값이 오르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절약 꿀팁’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늘고 이를 적극 활용하는 청년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5일 연속 무지출 인증’ ‘무지출 챌린지’ 등 아예 지출을 하지 않는 생활을 담은 영상부터 ‘가계부 적기’ ‘저렴하게 장 볼 수 있는 꿀팁’ 등 절약 방법을 공유하는 콘텐츠까지 다양하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들은 ‘블로그 체험단’에 당첨돼 밀키트를 공짜로 구매하거나 앱테크를 통해 모은 포인트로 간식을 결제하는 등 소위 ‘짠테크’ 정보를 공유한다. 한 주나 한 달 단위로 생활비와 지출을 공유하는 SNS 게시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카페에서도 돈을 아끼기 위한 꿀팁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누리꾼 A 씨는 “구내식당이 사라져 점심값을 아끼면서도 건강하게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며 “일주일에 5일, 20일 동안 도시락 식단을 짜봤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 B 씨는 “자녀가 두 명 있어 외식을 한 번 하면 7만~8만 원 가까이 든다”면서 “주말 동안 외식을 줄이기 위해 ‘냉장고 파먹기’를 했다”는 후기를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