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골프리조트 기업 회장 아들 권모씨가 지난해 12월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여성들과 성관계한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골프리조트 기업 회장 아들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14단독 김창모 부장판사는 15일 성폭력 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혐의로 기소된 30대 권모 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3년간의 신상정보 공개·고지, 5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시설 취업 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권 씨의 범행을 도운 비서 2명에게는 징역 10개월을 판결했다. 또 이들 모두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라고 명령했다.
권 씨는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장면 혹은 여성들의 나체를 총 37회에 걸쳐 몰래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비서 성 씨는 3차례에 걸쳐 여성의 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으며, 비서 장 씨는 범행에 사용된 카메라를 구입해 설치하는 등 범행에 동조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11월 언론에서 불법 촬영 의혹이 불거지자 미국으로 출국하려던 권 씨를 경찰이 긴급체포했다. 성모 씨와 장모 씨는 동영상 파일을 무단으로 편집하고 복사하다 체포됐다.
법정에서 권 씨는 피해자들에게 대가를 주고 촬영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촬영 사실을 몰랐고, 촬영에 동의한 바도 없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인정해 권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이들이 사용한 카메라가 보통의 카메라 모양이 아닌 이른바 ‘몰래카메라’이고 렌즈가 상당히 가려진 상태로 촬영됐다며 "피해자의 동의를 얻고 촬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사실이라고 해도 피해자가 영상 유출까지 용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권 씨는 성 씨에게 영상을 편집하도록 하는 등 외부에 영상을 공유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권 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상당한 기간 동안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도 양형에 고려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