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EUV 장비 확보전' 직접 뛰어든 이재용 …1년 8개월 만 ASML 본사 재방문

이재용, 암스테르담 ASML 본사 방문

EUV 노광 장비 원활한 수급 방안 등 논의

유럽 최대 반도체연구소 찾아 미래 먹거리 모색도

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가운데)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오른쪽) ASML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가운데)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오른쪽) ASML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유럽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생산에 필수 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 경영진을 만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공급을 요청했다. 이어 유럽 최대 종합반도체 연구소 ‘아이멕’(imec)을 찾아 미래 신성장 사업과 관련한 기회를 엿봤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유럽 출장 중인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ASML 본사를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ASML 경영진과 미래 반도체 트렌드와 중장기 사업전략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ASML 본사를 방문한 것은 지난 2020년 10월에 이어 1년 8개월 만이다. 최근 반도체의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로 업체별 설비 투자가 늘어나면서 장비 부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 세계에서 ASML만 생산하고 있는 EUV 장비 수급이 글로벌 선두 반도체 업체들의 핵심 과제가 되면서 이 부회장이 직접 장비 확보전에 뛰어든 것이다.

EUV 노광 기술은 극자외선으로 반도체에 회로를 새기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한 EUV 장비는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장비다.



삼성전자는 EUV 장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ASML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회사가 추진하는 ‘반도체 초격차’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관련기사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EUV 장비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ASML 장비 확보를 통해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보였다”며 “ASML과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면서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진가가 발휘됐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ASML 본사 방문에 앞서 같은 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 ASML의 EUV 장비 공급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생태계를 갖춘 네덜란드와 산업 전반에 걸친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방문 이후 이튿날(현지시간 15일) 벨기에로 이동해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아이멕’을 둘러봤다. 이곳에서 루크 반 덴 호브 아이멕 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의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imec에서 최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이외에 인공지능(AI), 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아이멕에서 진행 중인 첨단분야 연구 과제에 대한 소개를 받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아이멕 방문은 미래 전략사업 분야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아이멕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생명과학·바이오, 미래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해 미래 준비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서 중점 투자 분야로 발표한 미래전략 사업 분야와 맞아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ASML과 아이멕을 연이어 찾은 것은 삼성이 차세대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미래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는 또 하나의 신호탄”이라며 “점차 경쟁이 격화되는 시장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부터 유럽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를 비롯해 독일, 프랑스 등을 돌면서 주요 사업 파트너들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뒤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진동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