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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래에셋, 濠 ETF 운용사 품었다

'ETF 시큐리티' 1500억에 인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호주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자산운용사인 ‘ETF시큐리티오스트레일리아’를 1500억 원에 인수했다.

1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회사인 미래에셋ETF홀딩스가 호주 운용사 지분 55%를, 미국 ETF 계열사 글로벌X가 45%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완료했다.

ETF시큐리티는 2002년 설립된 호주 최초의 ETF 특화 운용사다. 운용 규모는 약 4조 3000억 원으로 호주 ETF 시장에서 4%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7위에 해당한다. 2003년 글로벌 최초로 금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를 출시했고 배터리·정보기술(IT)·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섹터에 투자하는 ETF를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 캐나다 호라이즌을 시작으로 2018년 미국 글로벌X를 인수한 뒤 이를 발판으로 전 세계 9개국 ETF 시장에서 100억 원 이상을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호주는 금융시장 규모가 크고 ETF 성장세가 빠르다”며 “미래에셋이 글로벌 전략을 구사하면서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시큐리티에 앞서 호주에서 운용사를 계열사로 뒀다. 2011년 캐나다의 ETF 운용사 호라이즌스를 인수하면서 패키지 딜로 품은 베타셰어스의 운용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3조 원으로 10년간 100배 가까이 성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싼 가격에 품은 베타셰어스를 지난해 미국의 사모펀드(PEF) TA어소시에이츠에 넘기면서 1500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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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이 1년 만에 ETF시큐리티를 인수한 배경에는 현지 시장에 재진출해 빠른 시간 내에 주도권을 다시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리한다. 2006년 국내 첫 ETF를 출시한 뒤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하면 ETF시큐리티를 호주 최상위권 운용사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전략이다.

ETF시큐리티 인수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ETF 운용사를 인수하거나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외형을 키우고 있다. 2011년 사들인 캐나다 호라이즌스는 지난달 말 기준 106개의 ETF를 상장시켜 운용하고 있으며 순자산 규모는 22조 원을 웃돈다.

특히 전 세계 ETF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8년 인수한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는 전통적인 ETF와 차별화된 테마형, 인컴형 상품을 개발하는 데 경쟁력을 갖춰 지난달 말 기준 미국 증시에 94개의 ETF를 상장했으며 순자산 규모는 50조 원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2019년 일본 다이와증권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글로벌X재팬은 도 해외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확장 전략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전 세계 ETF 운용 규모 100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ETF 시장 규모인 70조 원보다 큰 규모로 ETF를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상장 ETF 종목이 429개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홍콩 거래소에 ETF를 상장하면서 해외 진출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미국·홍콩 등 금융투자 핵심 국가 뿐 아니라 캐나다·일본·콜롬비아·브라질·인도·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에서 ETF를 운용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선진국인 호주는 금융시장 규모가 큰데 ETF 성장세도 빨라 미래에셋이 글로벌 전략을 펴면서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베타셰어스를 경영한 노하우가 있는 만큼 새로운 운용사의 성장세도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최필우 기자·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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