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압박 속에 유통업계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거나 강화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PB는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하거나 축소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데다 제품의 생산부터 출고까지 전 과정을 업체가 관리해 품질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홈쇼핑은 온라인 전용 자체 브랜드 ‘올타라이프(ALLTA LIFE)’를 출시하고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TV홈쇼핑을 기반으로 패션과 리빙 등에서 자체 브랜드를 선보여온 롯데홈쇼핑이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타라이프는 ‘소비자를 위해 옳은 제품을 만들다’는 의미를 담은 ‘ALLTA’와 ‘일상(LIFE)’의 합성어로 최근 물가 상승을 고려해 가성비 상품을 우선 선보일 계획이다. 첫 번째로 내놓은 캡형 물티슈는 1장당 약 10원 정도로 가격이 합리적이고 피부 저자극 테스트를 통과하는 등 품질도 신경 썼다. 롯데홈쇼핑 물류센터에서 직접 재고를 관리해 평일 오후 2시 전에 결제하면 당일 출고된다. 롯데홈쇼핑은 향후 청소포 등 생활용품과 주방용품 전반으로 올타라이프 상품군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김유택 롯데홈쇼핑 e리빙부문장은 “최근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심리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생활용품, 주방용품 전반으로 상품을 확대해 올타라이프를 종합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GS25도 계열사 슈퍼마켓인 GS더프레시에서 운영하는 초저가 상생 PB ‘리얼프라이스’의 공산품 6종을 매장에 순차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리얼프라이스는 2017년부터 GS더프레시가 우수한 상품력을 가지고 있지만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업체를 발굴해 이들의 상품을 일반 상품의 가격 대비 70%~80%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는 초저가 브랜드다. GS25는 이번에 △리얼키친타월4롤 △리얼위생장갑100매 △리얼위생팩200매 △리얼롤백200매 △리얼천연펄프24롤 △리얼미용티슈3입 등 6종을 먼저 선보인다. 이들은 기존 GS25에서 취급하는 상품보다 용량은 2배 이상 많으면서도 가격은 약 20% 저렴한 생활 필수 공산품으로 먼저 주택가 상권 내 점포에 도입되고, 향후 취급 상품군은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생필품 외에 신선식품에서도 자체 브랜드 론칭이 잇따르고 있다. 홈플러스는 과일의 품질과 가격 혁신을 목표로 ‘신선농장’ 브랜드를 공식 론칭했다. 홈플러스는 신선농장 상품을 위해 재배역량을 갖춘 농가를 직접 선정하고 재배·수확·선별 등 생산 전 과정에 참여한다. 대형마트가 이커머스 업계와 비교해 ‘잘 할 수 있는’ 상품군으로 신선식품을 꼽고, 품질·가격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제품으로 고객의 매장 방문을 유인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10년 이상 노하우 보유자’나 ‘지역농협 추천을 받은 재배면적 3305㎡(1000평) 이상의 개인 농가’, ‘20개 농가 이상의 생산자단체’를 신선농장의 기본 요건으로 잡았고, 앞으로 품종 전환, 시험 재배, 스마트팜 등으로 농업 트렌드를 혁신하는 농가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렇게 홈플러스와 함께하는 신선농장을 2023년까지 700여 곳으로 확대한다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품질관리사의 관리와 기술 지도, 수확시기 결정을 위한 간담회, 깐깐한 검품 등을 거친 제품만이 매장 판매대에 오를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안전적인 공급 풀을 바탕으로 가격 방어에 나서 물가 잡기 역할에도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CU도 소포장 채소 시리즈 ‘싱싱생생’을 론칭하고 장보기 물가 잡기에 나섰다. 싱싱생생 채소 시리즈는 마늘, 고추, 대파부터 모둠쌈, 양배추, 감자까지 한국인 밥상에 가장 자주 오르는 채소 15종을 1~2끼 양으로 소분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인다. 싱싱생생의 채소 시리즈는 채소류 전문 유통 채널인 ‘만인산농협 산지유통센터’와 BGF리테일(282330)이 직접 거래해 선도는 높이고 유통 마진은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실제로 해당 시리즈를 통해 판매되는 채소 가격은 최저 900원(팽이버섯, 양배추 1/4통)에서 최대 4500원(모둠쌈) 수준이다. 이는 업계 평균가 대비 30% 가량 저렴한 것으로 100g 당 가격으로 따지면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마트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다. 특히 2주 간격으로 농산물 시세를 판매가에 반영해 농산물 가격이 하락할 때는 매장 판매 상품에 이 변화를 바로 반영하고, 시세가 오를 경우에는 매가 인상 폭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