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과 성관계 허용" 범죄자…탐지견에 딱 걸렸다

멕시코에서 국제 아동성범죄자 조직을 이끈 것으로 알려진 네덜란드인이 검거됐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은 "해외 도피 중이던 이 남성을 검거하는 데에는 비정부 기구(NGO)들의 추적과 탐지견의 역할이 컸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국적의 넬손 마트만은 지난 5일 멕시코시티에서 체포됐다. 마트만은 소셜미디어 등에서 “아동과의 성관계를 허용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온 인물로, 네덜란드에서 재판을 받던 중 도주했다.

인신매매·성매매 근절 활동을 벌이는 네덜란드 NGO ‘프리 어 걸(Free a Girl)’은 3주 전 그가 멕시코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같은 활동을 하는 미국 NGO ‘오페레이션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OUR)’에 이를 전해 공조를 요청했다.



OUR는 마트만을 유인하기 위해 함정을 놓았다. 채팅으로 접근해 사업 제안을 빌미로 만남을 요청한 것이다. 마트만은 자신의 집 주소를 알려주는 대신 멕시코시티 도심 공원 근처 주유소에서 만나자고 했다. OUR의 연락을 받은 멕시코 경찰은 근처에서 잠복했다 그를 체포했다.

문제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트만이 집이 아닌 바깥에서 검거됐기 때문에 아동성범죄 혐의를 적용할 증거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멕시코 당국은 체포 당시 마트만이 권총과 코카인을 소지하고 있었던 점을 들어 일단 불법 무기·마약 소지 혐의로 그를 구금했다.

그때 나선 것이 바로 미국서 날아온 전자기기 탐지견 '하이두'였다. 마트만이 머물던 아파트를 찾아낸 경찰은 증거 확보를 위해 하이두를 데리고 갔다. 하이두는 USB 메모리 등을 코팅하는 데 사용되는 화학성분인 트라이페닐포스파인 옥사이드를 탐지하도록 훈련된 개다.

하이두는 빨래 바구니에 담긴 더러운 옷 속에 있던 휴대전화와 벽에 걸린 그림 뒤에 있던 저장장치 등을 찾아냈다. “하이두가 찾아낸 저장장치들엔 4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아동 성학대물이 담겨 있었다”고 멕시코 경찰은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탐지견 양성학교를 운영하며 하이두를 키워낸 토드 조던은 “최근의 범죄 양상 탓에 전자기기 탐지견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모든 인터넷 범죄 전담 수사팀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