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폐기 시간을 착각해 판매 중인 족발을 꺼내먹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강영재 판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지난 13일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판매시간이 남은 상품을 고의로 폐기등록하고 취식했다는 이유로 편의점주로부터 고소당했다.
벌금 20만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졌지만 A씨는 불복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편의점에서 근무할 당시 폐기 대상 제품은 먹어도 된다고 교육받은 바 있고, 족발세트가 판매 가능 시간이 지난 폐기 대상 제품이라고 생각해 먹었을 뿐"이라며 "이를 횡령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억울함을 밝혔다.
사건의 쟁점은 족발세트의 도시락 인정 여부였다. 강 판사는 "당시 편의점엔 시간대별 폐기상품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표가 스티커로 붙어 있었다"며 "도시락 폐기 시간은 저녁 7시30분인데, 피고인이 취식한 족발세트는 마치 도시락과 같은 모양"이라고 판단했다.
또 “꼭 쌀밥이 있어야만 도시락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피고인은 족발세트를 폐기상품 표에서의 도시락으로 생각하고, 판매 가능 시간이 지난 후 이를 폐기상품으로 처리한 뒤 기존에 전달받은 것처럼 이를 폐기하는 대신 먹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A씨가 이 편의점에서 근무한 5일간 15만원이 넘는 물품들을 자비로 구매한 점도 무죄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다. 강 판사는 "근무일수를 고려하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그 정도 먹거리를 돈을 안 내고 허위로 폐기처리까지 하면서 취식했다는 것은 피고인의 성행에 비춰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