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고 싶어" 마약류 다이어트약 SNS서 구매한 10대들

10~20대 사이에서 깡마른 몸을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거나 거식증을 동경하는 현상인 ‘프로아나(pro-ana)’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마약류로 지정된 식욕억제제를 구매해 판매하거나 투약한 59명이 검거됐다.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10∼30대 5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 중 판매자는 10∼30대 8명, 구매자는 10∼30대 51명이었다.

이들 중 10대가 총 47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구매자 51명 중 50명은 여성이었으며 13세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올 3월 5일부터 4월 15일까지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강원·경북 소재 병원에서 자기 또는 타인 명의로 처방받은 뒤 SNS를 통해 판매하거나 투약·구매·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구매자들은 효과가 강한 다이어트 약은 병원에서 정상적인 처방이 힘들 것 같아 SNS 상에서 검색을 통해 사들였다. 학생들은 '살쪘다'는 소리가 듣기 싫거나 교복이 맞지 않는 등 이유로 다이어트를 위해 해당 약품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들이 취득한 약은 총 567정으로 이중 경찰은 106정을 압수해 추가 유통을 막았다.





이 식욕억제제 알약은 나비 모양을 닮아 일명 ‘나비약’으로 불린다. 나비약은 체중 감량의 보조요법으로 비만 환자에게 단기간 처방하는 의약품이다. 중독성과 환각, 환청과 같은 부작용이 있고 오·남용 시 위험성이 심각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만 16세 이하 청소년에겐 처방되지 않고, 체지방 검사 등을 한 뒤 처방해야 한다. 한 달 간격으로 최대 90알을 처방받을 수 있고 복용 기간은 최대 3개월을 넘길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제대로 검사를 받지 않거나, 투약량을 넘겨 약을 처방받았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은 병원 2곳을 식품의약안전처에 알렸다.

경찰은 청소년들 사이에 이와 같은 사례가 증가한다는 단서를 확보하고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에 접근하는 경우 단순한 호기심에 의한 경우라도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가정과 학교에서 마약류 오·남용 방지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