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은 신들렸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퍼트 감이 좋았다. 7번 홀(파5)에서는 8.5m 내리막 버디 퍼트도 거뜬했다. 하지만 12번 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는 등 후반에 급격히 흔들렸다. 운수 좋은 날이 될 줄 알았던 함정우(28)의 2라운드는 새드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17일 강원 춘천 남춘천CC(파72)에서 계속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 원) 2라운드. 전날 8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던 함정우가 1오버파를 기록했다. 이틀 합계 7언더파로 공동 10위까지 내려왔다. 단독 선두 이태희(35)와는 5타 차다.
1번(파4)과 2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로 산뜻한 출발을 알린 함정우. 3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4~7번 네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5타를 줄인 채 전반을 마쳤다. 특히 7번 홀 버디 퍼트가 압권이었다. 8.5m 거리의 내리막 퍼트 였음에도 방향과 세기 모두 군더더기 없었다. 버디 퍼트 성공 후 단독 1위로 올라선 함정우는 특유의 환한 미소와 함께 두 손을 번쩍 치켜 올렸다.
하지만 후반 들어 급격히 흔들렸다. 위기는 12번 홀에서 찾아왔다. 그의 첫 티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으로 나갔다. 1벌타 받고 다시 친 세 번째 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지만 어프로치 샷이 그린을 외면하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3타를 잃은 12번 홀이 끝이 아니었다. 14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한 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도 1타를 잃었다. 함정우는 결국 1오버파로 2라운드를 마쳤다.
대회 둘째 날 7타를 줄인 이태희가 이틀 합계 12언더파 132타로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그는 “전반적으로 잘 풀린 하루”라고 돌아보면서 “전반에 네 홀 연속 버디를 하면서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잘 치다가 주말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며 “실수 없이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남은 라운드 전략에 대해 밝혔다.
이준석(34·호주)과 이규민(22)은 나란히 4타를 줄여 10언더파로 공동 2위를 지켰다. 버디만 9개를 솎아낸 김태훈(37)은 9언더파로 새로운 코스 레코드를 세웠다. 전날 함정우의 기록(8언더파)을 하루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순위를 66계단이나 끌어올려 공동 4위가 된 김태훈은 “재미있게 플레이했다”며 “올 시즌 컷 통과를 2번 밖에 못했는데 오늘 좋은 성적을 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틀 연속 아들 류다승(13)군이 캐디로 나선 류현우(41)는 2타 줄인 5언더파 공동 20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