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들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대출 규제 완화 소식을 전해드리긴 했지만(레터 다시보기), 서울 집값이 그것 만으로 꿈쩍할리 없죠. 그렇다 보니 결국 ‘탈서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모양입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의 서울 엑소더스가 가속화되고 있다는데요, <코주부>와 함께 살펴보시죠.
경기도 아파트 18%는 서울 사람이 샀다고?
올해(1~4월) 경기도 아파트 매매 현황을 보면 총 2만 2675건 중 4178건을 서울 사람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율은 무려 18.43%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던 작년 수치를 웃돌고 있습니다. 매수세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올해 1월 771건에서 4월에는 1409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광명과 구리는 서울 거주자의 매매 비중이 절반에 달합니다. 서울 사람이 가장 많이 산 경기도 아파트는 광명으로 서울 거주자의 거래 비중이 55.79%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구리(40.41%), 의정부(35.04%), 김포(32.33%) 순으로 비중이 높았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경기도로 갑니다(서울 전세 거주, 30대)
그렇다면 서울 거주자들은 왜 경기도 아파트를 샀을까요. 규제를 피한 투자 목적일까요? 예상과 달리 이들의 목적은 실거주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아파트값 진입장벽에 가로막힌 2030 세대들이 경기도로 향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떠난 2명 중 1명은 2030세대로 나타났는데 특히 순유출이 많았던 30대는 주택 문제를 전출 사유로 꼽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서울을 떠난 사람 3명 가운데 2명이 경기도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최근 1년간 서울을 벗어난 이동자는 총 53만728명입니다. 이 중 62.08%에 달하는 32만9468명이 경기도로 전입했고요. 2016년 5월 말 1000만 명이 무너진 서울 인구는 계속 줄어 올 5월 말 기준 949만6887명이네요.
치솟는 서울 집값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자 결국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외곽지역으로 눈을 돌린 것입니다. 실제 작년 12월 기준 경기도와 인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각각 6억 834만 원, 4억 4642만 원으로 서울(12억 4978만 원)과 비교해보면 6억~8억 원가량 저렴했습니다.
자 이제 시작이야 ‘탈서울~’ 내 집을 위한 여행
내 집 마련을 위한 젊은 세대들의 ‘탈서울’은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①일단 서울은 중산층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대출을 받아서 살 수 있는 아파트가 거의 없습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중산층이 구입 가능한 서울 아파트 재고량은 올해 1분기 기준 3만 7000채로 5년 전보다 무려 27만채나 줄었습니다. 아파트값이 급등했고, 신축 단지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전세로 버틴다? 그것도 어려워 보입니다. 올 7~8월 임대차법 도입 후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 사용한 물건들이 쏟아지면 전셋값이 치솟아 ②서울에서 전세난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서울 전셋값은 경기도 매매가격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2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 3362만 원을 기록했는데요. 반면 2월 경기도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6억 929만 원을 기록하며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보다 낮았습니다.
또 최근 ③GTX 등의 광역교통망 개선 호재가 이어진 점도 경기도 이전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서울로 출퇴근 등 이동시간이 짧아지는 지역은 수요가 많아지는 만큼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밖에도 경기도는 여러 신도시가 조성 중으로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가격은 서울보다 저렴하니 2030 세대가 살기 좋은 환경이죠. ‘똘똘한 한 채’, 서울에만 있는 게 아닐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