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사 일정이 확정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0일 다시 발사대로 이동한다. 다만 기상상황과 시스템 오류로 각각 한 차례씩 일정이 늦춰진 경험이 있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누리호 관련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누리호 이동 및 발사대 기립은 물론 발사 예정일인 21일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는 20일 오전 7시20분 발사대 기립 및 고정작업을 위해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송된다.
가장 큰 변수는 기상 조건이다. 기상 예보상 이송과 발사에 영향을 줄만한 기상 변화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우연이 설정한 발사 기상 조건은 지상풍 평균 풍속 초속 15m, 순간 최대 풍속 21m이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발사체 이송 시간대에는 흐리지만 비 예보는 없다. 또 바람은 초속 1~3m 수준으로 전망돼 이송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이송 당일 오전에 최대 풍속이 초속 11m를 넘지 않았지만 40m 이상의 고공에서 작업하는 기술진들의 안전을 위해 이송 일정을 하루 늦췄다. 발사 당일에는 시간 당 1~3m의 비 예보가 있다. 바람은 초속 4~5m 정도지만 이번 주 초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는 점이 우려를 높인다. 장마철 특성상 급작스러운 강풍이나 낙뢰 발생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발사장이 해안가에 위치하다보니 날씨가 수시로 바뀌는 점도 살펴봐야 할 요인이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장은 “예보를 봤을 때 주 초반 날씨가 좋아 보인다”면서도 “기상상황에 따라 발사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누리호 자체의 기술적 준비 상황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실제 지난 15일 누리호는 발사대 연결 후 점검 과정에서 1단의 산화제 충전 수위를 측정하는 센서 오류로 발사가 연기 됐다. 지난해 10월 21일 1차 발사 당시에도 누리호 내부 밸브 점검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려 발사 시간이 한 시간 늦춰지기도 했다. 총 37만여 개에 이르는 부품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기술적 변수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비행 중 우주 환경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항우연은 발사체 이륙 시점부터 발사체가 궤도 진입 후 1주기 도는 동안 유인 우주선으로부터 최소 200㎞ 이상 떨어지도록 해 우주 물체 충돌 가능성을 줄인다. 또 태양 흑점 폭발, 태양 입자 유입, 지자기 교란 등 우주 물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우주 환경 영향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