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반도체 육성에 진심인 與…양향자에 '특위長' 요청

전문성 제고 위해 삼고초려

梁 "초당적 특위 출범땐 검토"

양향자 무소속 의원/서울경제DB양향자 무소속 의원/서울경제DB




반도체 전문가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19일 국민의힘 반도체특별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참여해줄 것을 요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양 의원은 국회 차원의 여야가 참여하는 초당적 반도체특위로 출범할 경우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국민의힘에 전달했다. 삼성전자 출신의 양 의원이 특위에 참여할 경우 국민의힘으로서는 외연을 확대하는 동시에 반도체특위의 전문성을 끌어올릴 수 있어 삼고초려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양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반도체특위는 여야를 가릴 것이 아닌 국가 미래 먹거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특위”라며 “국회 차원의 초당적 협력 관계를 꾸리는 가운데 참여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국민의힘 관계자도 “야당도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보고 추진 중”이라며 “당 차원에 국한시킬 것이냐 아니면 국회 차원으로 확대할 것이냐를 두고 정책위원회와 원내 지도부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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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의원은 삼성전자 최초의 ‘상고’ 출신 임원으로 고졸 신화의 주인공이다. 양 의원은 상업고에서 공부 잘하면 은행에 가는 게 상식이던 1985년 모두가 낯설어했던 삼성 반도체에 입사했다. 연구원 보조 신분에도 일본 도면을 읽고 싶다는 욕구로 일본어를 공부했다. 그 덕분에 88 서울 올림픽에 초청된 일본의 반도체 최고 전문가인 당시 NTT 전무 하마다 시게타가 부부의 통역을 맡기도 했다. 이후 34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위기가 찾아왔던 2019년에는 더불어민주당 일본특위에 참여해 양국 간 수출 규제 상황을 극복하는 데 일조한 바 있다.

양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규제 개혁과 세제 혜택을 늘려야 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특별법 제정 시 업계는 25~50%까지 시설 투자 세제 혜택을 요구했지만 최대 20%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언론에 민관 공동투자 반도체 고급 인력 양성 사업 예산이 40% 삭감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며 “그렇게 되면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 목표를 3500명에서 2100명으로 하향 조정해야 하고 반도체 연구개발(R&D) 역시 대폭 감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럴 경우 반도체 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며 “과학기술 패권 국가 도약은 우리에게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자 안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7일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인재 양성을 강조한 뒤 여야 모두 쉽사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양 의원이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양 의원은 지난해 보좌진 문제로 민주당을 탈당했다. 올해 복당 신청을 했지만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괴물과 싸우던 민주당이 괴물이 됐다”며 복당 신청을 철회하고 무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당 안팎에서는 양 의원의 행보에 의심의 눈빛도 보내고 있지만 반도체가 국가 미래 먹거리라는 신념에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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