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용 시스템 반도체 기업인 넥스트칩이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기록해 청약 결과가 기대를 모은다. 최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실적이 뒷받침 되면 상장 과정에서 인기를 모으는 흥행 공식이 넥스트칩에서도 확인되는 분위기다.
넥스트칩은 지난 16~17일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경쟁률이 1,623.41 대 1로 집계됐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예상보다 뜨거운 기관 공모주 청약 열기에 공모가는 당초 제시했던 범위(9900~1만 1600원)를 훌쩍 넘어선 1만 300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수요예측을 마친 넥스트칩은 21~22일 일반 청약에 나서며 상장 예정일은 7월 1일이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003540)이다.
넥스트칩은 코스닥 상장사인 앤씨앤(092600)에서 지난 2019년 1월 물적 분할한 차량용 반도체 업체다. 회사는 자동차용 카메라에 탑재되는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ISP) 기술, HD 영상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 등을 자체 개발, 보유하고 있다. 또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나 자율주행 차량에 필수적인 영상 인식용 시스템온칩(SoC)도 출시하고 있으며, 이들 제품을 자동차 제조사 및 부품사에 공급하고 있다.
넥스트칩의 수요예측이 인기 몰이에 성공한 것은 최근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으로 공모주 투자 시장에서 실적이 좋은 소부장 업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까닭이다. 최근 경기침체 우려 속에도 반도체 공급난이 계속되면서 대기업의 소부장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다, 금리가 높아질 수록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커져 실적 향상이 가시화한 회사들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월 이후 공모 시장에서 수요예측에 성공한 가온칩스(399720)(수요예측 경쟁률 1847 대 1), 범한퓨얼셀(751 대 1), 레이저쎌(1442 대 1) 등도 소부장 업체로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는 기업들이었다.
가온칩스는 지난해 매출이 322억 원, 영업이익은 62억 원을 각각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은 88%, 영업이익은 214% 증가했다. 범한퓨얼셀은 지난해 1분기 6억 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올해 1분기 12억 원까지 치솟았다. 소부장 특례 제도로 증시에 오르는 레이저쎌도 지난해까지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 해는 매출 193억 원, 영업이익 43억 원으로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넥스트칩은 지난해 135억 원의 영업손실에도 내년에는 152억 원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한 공모주 투자자는 “최근 증시 불확실성에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실적 개선이 가시화된 소부장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