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찰제도개선자문위 권고안 발표] "1980년대 통제수단 회귀" …경찰 "법적대응" 강력 반발

'대통령령 개정' 절차적문제 비판

권한쟁의·효력정지 가처분 고려

서울경찰 직장협의회 대표단이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서울경찰 직장협의회 대표단이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제도 개선 자문위원회가 행안부에 경찰 지휘·인사·징계권을 부여하는 권고안을 발표하자 경찰 조직이 크게 반발했다. 경찰 내부 단체의 각종 성명과 1인 시위가 이어졌고 경찰 조직이 독재 정권의 국민 통제 수단으로 쓰였던 1980년대로 회귀하자는 것이라는 날 선 비판이 나왔다. 특히 자문위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경찰 지휘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이 아닌 국회 의결이 필요 없는 ‘대통령령’ 개정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절차적 문제에 대한 지적이 빗발쳤다.



21일 경찰청은 전국 시도청장회의를 개최한 후 자문위의 권고안에 대해 “민주성·중립성·책임성이라는 경찰제도의 기본 정신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며 “국가 조직의 기초이자 헌법의 기본 원리인 법치주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 부작용은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국가경찰위원회도 입장문을 내고 "자문위의 권고안은 경찰행정을 과거와 같이 국가권력에 종속시켜 치안 사무 고유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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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협의회 등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 성명이 쏟아졌다. 특히 자문위가 경찰 지휘 기구인 ‘경찰국’ 신설은 대통령령, 경찰 지휘 규칙 신설은 행안부령으로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정부조직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거셌다. 서울경찰 직장협의회 대표단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적 합의 없는 행안부의 독단적 경찰 통제는 민주 경찰을 추구하는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며 “법률 취지에 어긋나는 하위법령 개정은 권력에 취약한 경찰 탄생과 직결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경찰청지부는 경찰 내부망에 성명서를 내고 “법에서 규정하지도 않은 치안 사무를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통해 행안부 장관의 업무로 하겠다는 것은 위임 입법의 본질을 벗어나 경찰의 민주성·독립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헌법 유린”이라고 꼬집었다. 경찰 인트라넷 등 내부에서는 ‘검찰 공화국의 경찰 통제’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은 행안부가 자문위의 권고대로 이행할 경우 권한쟁의심판 청구 또는 시행규칙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법 개정을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시행령 개정에 따른 국회의 수정 요구권 부여를 추진하고 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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