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임금 지급 능력 없다는데 노동계는 18.9% 올려달라니


국내 기업들의 최저임금 지급 능력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급여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근로자의 비율은 15.3%에 이르렀다. 5인 미만 사업장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33.6%로 소규모 기업일수록 최저임금 추가 인상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데도 노동계는 21일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18.9%(1730원)나 올린 1만 890원을 요구했다. 임금 협상 중인 한국타이어 등 일부 산업 현장에서는 노조가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고 폭력을 행사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최저임금의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마저 무산된 마당에 노동계의 주장대로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막대한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 11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기존 인력을 줄이거나 근로시간을 단축할 것이라는 응답이 65.7%에 달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저임금은 44.6% 오른 데 반해 1인당 노동생산성은 4.3% 증가에 머무른 것도 과속 인상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 몰락과 일자리 쇼크를 초래한 문재인 정부의 과오를 되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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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생산과 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미증유의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임금발(發) 인플레이션을 증폭시키고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를 가져오는 악순환을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을 1% 올리면 물가가 0.07%포인트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금처럼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임금 인상은 노사 모두를 패자로 만들 뿐이다.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해 노사가 고통을 분담해야 위기의 강을 건너고 일자리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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