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원숭이두창 관련, 국내에서도 첫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감염병 전문가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대부분 발진이 있는 상태에서 접촉한 사람에게 주로 전파가 된다"며 "코로나처럼 전파가 용이한 바이러스는 아니다"라고 상황을 짚었다.
이 교수는 22일 전파를 탄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나와 "(원숭이두창이) 호흡기 전파 자체가 많지는 않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팬데믹이나 이런 걸 일으킨다기보다는 지금처럼 일부 해외 유입 사례에 의해서 주변에 접촉한 분들이 일부 클러스터 형태의 감염 패턴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처럼) 아주 심각한 상태까지 가지는 않을 거라 예상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원숭이두창이 주로 성소수자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 있다'는 진행자의 언급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이어 "피부접촉을 통해서 전파가 되다 보니까 성관계를 맺을 정도의 접촉이면 당연히 전파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초기 유입 사례가 하필이면 동성애 그룹 안에서 유입이 돼 그 안에서 확산이 됐기 때문에 동성애자가 많이 진단된 것뿐이지 이게 동성애들 사이에서만 전파되는 병, 이런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아프리카 내에서는 풍토병처럼 1년에 많게는 200~300명 정도씩 계속 발생하고 있었고, 아프리카에 여행을 갔다가 본국으로 돌아간 유럽이나 미국에서 일부 환자들의 산발적인 발생도 있었다"고 말한 뒤 "이번처럼 40여개 나라에서 2000여명 넘게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보니 관심을 끌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덧붙여 이 교수는 원숭이두창의 증상에 대해 "한 3일 정도는 열이 나는 증상이라서 기존에 다른 감기나 이런 건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 다음부터 전신에 수포를 동반한 발진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했다.
더불어 이 교수는 "목이나 이런 데 임파선 림프절도 좀 붓는 양상으로 생길 수 있다"며 "그런 발진이 나타나거나 특히 위험지역을 여행 또는 발진이 있는 사람과 접촉하고 나서 이런 패턴이 나타나면 원숭이두창을 의심해야 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아프리카 내에서는 한 3~6% 정도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다만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형태는 1%, 중앙아프리카에서는 10%라고 그러는데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하는 원숭이두창은 서아프리카 타입"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지금 (유럽과 미국에서) 한 2000여명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1명이 사망했다"면서 "그래서 의료체계, 환자에 대한 진료체계가 제대로 갖춘 국가에서는 사망률이 상당히 낮을 것 같다. 이렇게 언급되고 있다"고도 했다.
또한 이 교수는 백신과 치료제에 대해서는 "중증에 쓰는 치료제는 부작용이 많지만 시도포비어라는 약을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서 구할 수도 있고, 두창백신 합병증을 막기 위한 면역글로불린도 100여명분 가지고 있는 등 당장 쓸 약은 있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이어 "백신도 두창을 북한에서 생물테러 무기로 쓸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서 3500만명 정도의 백신을 가지고 있다"며 "이 백신이 85% 정도는 원숭이두창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원숭이두창에 허가된 백신도 한 500여명분, 테코비리마트라는 치료제도 500명분을 7월 중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국민 백신 접종' 가능성을 두고 이 교수는 "한 번 퍼지면 전국적으로 퍼지고 이런 병은 아니기 때문에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환자랑 밀접접촉한 분들에게 예방적으로 투여하는 정도로만 사용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아울러 "아직은 해외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국을 여행할 때 잘 모르는 사람하고 긴밀한 접촉, 모르는 사람과의 성접촉이나 이런 부분은 피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라며 "발진이 있는 분과는 피부 접촉을 삼가해 주시는 게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