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모형뼈를 CT 촬영해 3차원으로 재구성하고 모형뼈에 실제로 골절을 일으켜 CT 촬영한 뒤3차원 영상으로 뼈를 맞춰 가상 원형을 복원했다. 이를 기반으로 금속판을 디자인해 3D 프린팅으로 맞춤형 금속판을 제작하고, 부러진 모형뼈를 고정해 CT 촬영한 결과 처음의 원본과 일치함을 확인했다.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3D(3차원)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금속판 개발에 성공했다. 수술하는 의사에게는 큰 편의를 제공하고, 환자 입장에서는 금속판 돌출이나 뼈가 잘못 맞춰질 위험을 줄여 치료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정형외과 신승한·정양국 교수팀이 ‘영상 정복' 기반 원형 맞춤형 골절 금속판에 대한 연구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정복(Reduction)은 부러져 어긋난 뼈를 원래의 위치로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골절 수술을 시행할 때 조각나 흩어진 뼈를 일일이 맞추어 붙잡은 상태로 몇 가지 금속판을 대어 보면서 뼈에 맞도록 금속판을 반복적으로 휘고 비틀어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연구팀은 골절된 뼈를 3D 영상으로 먼저 맞추어 부러지기 전의 원형을 복원하고, 이를 기반으로 원형에 딱 맞는 금속판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하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 해당 기술은 지난 2019년 특허를 출원해 현재 미국, 중국, 일본에서 특허 출원을 완료한 상태다. 이번 연구에서는 모형골 실험을 통해 이러한 맞춤형 금속판으로 골절을 실제 고정했을 때 부러지기 전과 같은 모양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신 교수팀은 정강이뼈 모형뼈(tibial sawbone) 28개를 다양하게 골절시킨 후 이를 CT 3차원 영상으로 맞추어 부러지기 전의 원형을 가상으로 복원했다. 이 가상 원형에 딱 맞는 금속판을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하고, 부러졌던 모형뼈를 이 금속판으로 고정한 결과 골절시키기 전과 같은 모양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의료현장에서 3D 프린팅 기술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골절 치료는 환자의 뼈가 이미 부러진 상태로 병원을 찾다보니 부러지기 전의 모양을 알 수 없었다. 수술용 금속판을 맞춤 제작할 원형이 없다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반대쪽 뼈 영상을 거울상으로 변환해 이용하거나 부러져 있는 뼈를 3D 프린팅으로 출력해서 미리 연습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맞춤형 치료를 구현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신승한 교수는 “사람의 뼈는 양쪽의 모양이 조금씩 다른 데다 양쪽이 부러진 경우처럼 반대쪽 CT를 찍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며 “골절 수술은 부러진 그 뼈에 딱 맞는 금속판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원형 맞춤형 금속판은 반대쪽 영상이나 양쪽의 차이를 걱정할 필요 없이 금속판이 부러진 뼈의 원형에 딱 맞게 제작되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금속판 자체가 뼈 조각을 맞추는 가이드 역할을 하게 되어 수술의 큰 편의를 제공한다”며 "향후 맞춤형 금속판이 골절 수술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맞춤 의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zed Medicine)’ 2022년 6월 2일자로 게재됐다.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신승한정양국 교수.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