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27일째 문 닫고 ‘아랫목 싸움’ 국회, 세비 받을 자격 없다


총체적 복합 위기로 국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지만 국회는 27일째 문을 닫고 ‘아랫목 차지 싸움’만 벌이고 있다. ‘국민들의 숨이 넘어가는 상황’인데 위기 대응을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할 여야 정치권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대치하면서 태업을 일삼고 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여야 국회의원 50여 명이 6~7월 중 ‘의원 외교’를 명분으로 해외에 다녀왔거나 갈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우선 후반기 국회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국민의힘도 양당 간의 지난 합의 이행을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위한 사법개혁특위 구성 등에 동의해달라는 요구다. 중수청을 설치할 경우 검찰의 부패·경제 수사권도 완전 박탈된다. 일부에선 야당이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는 시각이 있으나 결국 국민의힘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해 국회 공전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래 놓고 민주당이 의원 워크숍에서 “민생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한 것은 몰염치한 행태다. 설상가상으로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계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위기 해결의 주체가 돼야 할 국민의힘은 선거 승리에 도취해 ‘웰빙 정당’의 구태를 보이고 있다. ‘보수 몰락의 아픈 추억’을 잊고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할 당권을 놓고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성 상납 및 증거 인멸 시도’ 의혹에 휩싸인 이준석 대표는 국가 위기 해법을 전혀 제시하지 못한 채 ‘자기 정치’를 내세우며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근 이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의 ‘악수 신경전’은 한심한 여당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오죽하면 일부 의원이 ‘무노동 무임금을 선언하고 세비를 반납하자’는 제안까지 했을까. 태풍에 창문이 깨질 지경인데도 여야 인사들이 여전히 권력 다툼만 벌일 생각이라면 당장 세비를 반납하고 당직·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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