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의 마지막 거래일인 24일 코스피가 2거래일 만에 2%대 반등에 성공하며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035720)도 5~6%가량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물린’ 개미들도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초 대비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모두 30% 이상 급락했기 때문입니다. 올 들어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약 39조 8365억 원이 증발했습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되며 성장주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 탓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3조 8200억 원가량 사들인 개미들의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장주는 언제쯤 반등할 수 있을까요? 이번주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한 성장주 전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성장주 수난시대…네카오 연초 대비 30% ↓"
최근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주저앉았습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24일 한 달 전 대비 주가가 6.95% 하락한 24만 7500원에 마감했습니다. 같은 날 카카오 역시 한 달 전 대비 11.29% 빠진 7만 1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때 낙폭은 더 커집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연초 대비 각 34.17%, 37.55% 급락했습니다.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며 성장주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통상 금리인상은 성장주에 악재로 작용합니다.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성장주 특성상 금리가 인상되면 향후 실적이 반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다만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개미들은 연일 네이버와 카카오를 매수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24일까지 개미들이 순매수한 종목 2위와 3위가 네이버와 카카오입니다. 이 기간동안 개인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각 2조 703억 원, 1조 7500억 원가량 사들였습니다. 두 종목을 합치면 무려 3조 8200억 원을 넘는 수치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바닥에 도달했다고 인식해 저점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저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각 23배, 21.3배입니다. 3개월 전 PER이었던 네이버 30.3배, 카카오 35.1배에 비해 약 7배, 14배 정도 낮아진 것입니다. 앞서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현재 PER이 코로나가 발생한 시기의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밸류에이션도 상장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정부 ‘규제 완화’ 긍정적…반등은 2분기 이후 기대"
그렇다면 개미들이 발 뻗고 잘 수 있는 시간은 언제 올까요? 우선 최근 정부가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입니다. 22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범정부적인 플랫폼 정책 추진 과정에서 플랫폼 생태계 내 혁신과 공정이 조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날 이 장관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자율 규제’를 대대적으로 언급했습니다. 관련 정책 기조가 규제 위주였던 이전과는 달라질 공산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까닭입니다. 정부의 플랫폼 규제 완화가 네이버와 카카오의 상승 모멘텀이 되어줄지 기대감이 모이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가 지나면 두 회사의 주가가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김소혜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2분기 주요 사업 매출 성장률이 회복될 전망”이라며 “콘텐츠 관련 글로벌 비지니스 성과나 광고·커머스를 통한 이익 성장이 본격화되면 의미있는 주가의 상승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위원 역시 네이버에 대해 “올해 2분기 광고·커머스 등 주력 사업의 초과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현대차증권의 네이버와 카카오의 목표주가는 각 43만 원, 11만 5000원으로 24일 종가 대비 각 42%, 38%의 상승 여력이 남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완전한 회복’ 어려울 수도…당분간은 신중한 투자 필요”
다만 동시에 성장주의 완전한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주가 영향력이 큰 외국인들의 매매 동향을 살펴 보면 이들은 플랫폼 업종으로부터 이탈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네이버를 1204억 원 가량 순매도했습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역시 약 645억 원을 팔아치웠습니다. 외국인의 수급 없이는 주가의 유의미한 반등이 어려운 만큼, 당분간 지지부진한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업종에 집중된 외인 매도세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 약세를 주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업들의 감익이 이어질 2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는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교보증권은 “원자재 가격, 임금 등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각 기업들이) 현재 제시된 컨센서스를 부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네이버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다소 밑돌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현용 연구위원은 “올해 2분기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3495억 원일 것”이라며 “시장 추정치를 5%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국내 증시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