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박강섭 코트파 대표 “SITF 나흘간 4만명 방문…한국관광 다시 살아나”

지자체, 관광업계, 외국관광청 등 활기 되찾아

‘팬데믹 이후 처음’ 국제관광컨퍼런스도 흥행

“반도체 같이 관광산업도 정부지원 확대해야”

박강섭 코트파 대표가 서울국제관광전(SITF)과 한국관광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박강섭 코트파 대표가 서울국제관광전(SITF)과 한국관광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2022 서울국제관광전(SITF)’을 주최·주관한 ㈜코트파의 박강섭 대표를 행사 마지막 날인 26일 행사장에서 만났다. 그는 “이번 서울국제관광전을 통해 한국관광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자신했다.



‘그런 느낌을 어떻게 받았나’는 기자의 질문에 박강섭 대표는 행사장 입구 인근에 있는 괌정부 관광청의 부스를 가리켰다. 그는 “괌 민속 공연단이 부스 앞에서 전통무용을 공연했어요. 과거에도 해외 공연단의 공연이 있었는데 관람객들은 그냥 구경하든지 사진을 찍든지 했어요. 하지만 올해는 괌 공연단 틈에 섞여서 함께 춤도 추고 적극적인 반응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라고 말했다.

괌정부 관광청의 민속 무용단이 관람객들과 함께 공연을 하고 있다.괌정부 관광청의 민속 무용단이 관람객들과 함께 공연을 하고 있다.


괌 공연단의 공연은 기자도 확인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관광에 대해 맺혀 있던 응어리가 이제는 풀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오랜만에 외국 공연단을 보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요”라고 덧붙였다. 괌정부 관광청은 26일 진행된 행사 폐막식 및 시상식에 ‘최우수 부스구성상’을 수상했다.

‘다시 만난 여행, 다시 만난 자유’를 캐치프레이즈로 제37회 서울국제관광전(SITF)이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 동안 코엑스에서 열렸다. 서울국제관광전은 국내외 종합 관광박람회로서는 국내 최대이자 최고(最古) 행사다.

올해는 대만·괌·스페인·일본·탄자니아·몰타 등 40개 국가와 부산·대구·인천·광주 등 광역자치단체 및 수원시·부천시·전주시, 해남군 등 기초자치단체 그리고 호텔, 여행사, 항공사 등 국내외 267개 기관 및 업체가 407개 부스를 꾸렸다.

특히 주한외국관광청협회인 안토르(ANTOR Korea)가 설립 30주년을 맞아 이번에 처음으로 참가했으며 익스피디아·베트남항공·유니버셜스튜디오 등 다양한 기업들도 참가해 글로벌 여행 트렌드를 소개했다. 행사 나흘 동안 일반 관람객은 총 3만7014명으로 집계됐다.

대만 관광 캐릭터 ‘오숑’이 관람객들을 환영하고 있다.대만 관광 캐릭터 ‘오숑’이 관람객들을 환영하고 있다.


해외 국가 기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상당히 해소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작년과 재작년에도 행사는 열렸었죠. 하지만 여전히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작년 행사는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올해는 거리두기 제한도 완화됐고 ‘이제는 코로나가 끝나는구나’라는 인식에 행사도 활기차고 업계의 기대감이 큽니다. 내년에는 더욱 좋아지지 않을까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전시행사 외에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인바운드 B2B 트래블마트와 국내관광 여행상품 라이브 커머스 등 부대행사들도 있었다. 트래블마트는 미국·일본·중국·호주·말레이시아·필리핀 등 48개 해외 바이어와 국내 여행사 및 호텔업계, 지자체 등 국내 셀러 79곳이 415건의 상담 건수를 기록했다.

스페인 관광청 부스에서 상담이 진행중이다.스페인 관광청 부스에서 상담이 진행중이다.


지역관광의 주체이기도 한 지자체가 당면한 어려움에 대해서 묻자 박 대표의 목소리가 다소 높아졌다. 그는 “오늘도 (지자체 관계자들과)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외래 관광객들은 70~80%가 수도권에 집중하고 여행사들도 이들을 지방으로 유인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지자체가 (외래 관광객들을) 직접 유치하기 위해 나서는데 해외상황을 잘 모르니 어려움이 많다는 겁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서 그는 “관광공사 등 정부기관들이 해외 관광기관·업체들을 접촉하는데 중간다리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합니다. 지자체가 직접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데 도움이 필요하다는 겁니다”고 덧붙였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2022 세계관광산업컨퍼런스’ 개막식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2022 세계관광산업컨퍼런스’ 개막식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한편 서울국제관광전과 동시에 ‘2022 세계관광산업컨퍼런스’가 ‘위드 코로나 세계 관광산업의 새로운 시작-대한민국! 안전관광 에코관광을 통해 세계관광의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서울 코엑스와 울산 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함께 열렸다. 서울관광산업컨퍼런스 행사는 올해가 첫 개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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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국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 아시아태평양국 국장과 몽골의 투브덴도르지 간투무르 환경관광부 차관을 비롯해 10여 개국 장·차관급과 35개국 주한대사들이 참여했다. 23일 개회식에는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진룡 국제관광인포럼 회장(문체부 전 장관) 등이 축사 등을 했다.

컨퍼런스에서 황해국 UNWTO 국장은 “코로나19 탓에 기존 관광업계의 취약점이 드러나는 위기가 있었으나 국가 차원에서 건강, 백신, 디지털화 등의 요소를 고려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관광이 다시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보균 장관은 “문화가 함께 어우러질 때 관광 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차별성이 생긴다”며 “관광산업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며 정책으로 펼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강섭 대표는 “ (세계관광산업컨퍼런스 같은) 국제관광 교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UNWTO가 앞장서 컨퍼런스를 연 것이 주목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2019년 한해 동안에 2800만 명의 우리 국민이 해외 여행을 했어요. 평균적으로 국민 2명 중에 1명인 데 이는 외화유출 우려도 있지만 관광교류에는 상당한 도구가 될 수 있어요. 국제관광 이벤트를 우리가 유치하고 이를 위해 외국인들이 찾아 오게 하는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고 말했다.

또 “관광교류를 더 늘리는데 우리 회사도 노력을 하겠습니다. 한국의 관광시장은 인구와 국토 면적에 비해서 상당히 큰 상황으로 국제관광 교류 활동도 더욱 확산될 것입니다”고 덧붙였다.

인천시 부스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인천시 부스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하반기 관광시장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박 대표는 “국내관광 시장은 하반기부터 강한 회복세에 들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해외 사정은 여전히 어렵다고 봤다. 그는 “아웃바운드는 위드코로나 등을 통해 해외 각국이 출입국 제한을 완화하고 있어 다소 긍정적이지만 반면 우크라이나전쟁, 고환율, 고물가, 항공 상황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결국 팬데믹 이전을 회복하는 데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고 말했다.

특히 외래 관광객의 방한 시장을 의미하는 인바운드에 대해서 그는 “국내 여행사의 도산이 많은 등 팬데믹 상황에서 인바운드 시스템이 거의 붕괴됐어요. 또 중국시장이 여전히 굳게 닫혀 있고 일본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아 인바운드 시장의 완전 회복은 3~4년 이후가 될 것 같습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정부가 적극 나서서 붕괴된 관광산업 시스템이 회복되도록 도와야 합니다”며 “미적거릴 경우 인바운드 시장의 회복은 한층 늦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가족 방문객이 경기도 부스에서 기념촬영중이다.한 가족 방문객이 경기도 부스에서 기념촬영중이다.


박강섭 코트파 대표는 언론사 관광 전문기자 출신으로 지난 2015~2017년 대통령비서실 관광진흥비서관을 거쳐 2017년부터 국제관광박람회 주최·주관사인 코트파의 대표를 맡고 있다. 국내 관광인 가운데 드물게 정부 및 업계 등 분야를 두루 섭렵한 것으로 평가된다.

26일 서울국제관광전 패막식에서 박강섭 코트파 대표와 각 부문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6일 서울국제관광전 패막식에서 박강섭 코트파 대표와 각 부문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강섭 코트파 대표는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상대적으로 ‘천수답’ 성격으로, 외생 변수에 대한 영향을 어느 나라보다 많이 받고 있어요. 주요국들의 GDP에서 관광산업 비중이 10%인데 우리나라는 2.5% 내외밖에 안된다. 정부는 단순히 국민들의 여행이라는 차원이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에서 육성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부가 반도체산업이나 우주항공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듯이 관광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합니다”고 말했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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