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스메디칼은 유럽 4개국 21개 기관에서 국내 첫 고혈압 치료 의료기기 ‘디넥스’의 탐색적 임상을 위한 환자 모집을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그리스와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지역 21개 기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임상에서는 2023년까지 총 100명의 환자를 모집한다. 만 18~80세 미만의 성인으로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거나 연구 기간 동안 약물 복용을 중단할 수 있는 고혈압 환자가 대상이다.
디넥스를 이용한 신장신경 차단술 시술군과 가짜 시술군인 샴(sham) 시술 대조군을 비교해 안전성과 유효성 정보를 수집하는 데 목표를 둔다. 특히 신장신경차단술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평가받는 그리스의 쇼피스(K. Tsioufis) 교수와 독일의 마퍼드(F. Mahfoud) 교수, 이탈리아의 볼페(M. Volpe) 교수 등이 주요 연구자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키운다.
칼로스메디칼의 전신은 국내 제약사 한독(002390)의 메디칼 디바이스연구소다. 지난 2015년 한독과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조성한 ‘한국투자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 펀드’로부터 100억 원의 투자를 받아 설립됐다. 한독은 당시 10억 원 상당을 투자해 칼로스메디칼 지분 49.96%(17만 8862주)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칼로스메디칼은 2019년 이후 180억 원의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하며 디넥스의 국내외 임상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넥스는 국내 최초로 신장신경차단술을 적용한 고혈압 치료용 의료기기다. 전극이 부착된 가는 관(카테터)을 신장동맥에 삽입해 고주파 에너지로 신장 동맥의 교감신경을 불활성화시켜 혈압을 낮춘다. 신장 교감신경 차단술은 안전하고 혈압 강하 효과가 우수하며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췄다. 미국, 유럽에서는 약물 중심의 고혈압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 기술로 평가 받으며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유럽심장학회지에도 신장신경 차단술이 일반 고혈압을 비롯해 다양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란 연구 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
칼로스메디칼에 따르면 디넥스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1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탐색적 임상시험에서 진료실 수축기 혈압이 24.4mmHg 감소되는 등 임상적으로 유의한 혈압 강하 효과를 입증했다. 현재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국내 30개 기관에서 140명 규모의 확증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김철준 칼로스메디칼 대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내 확증적 임상시험과 함께 유럽 4개국 탐색적 임상의 결과가 매우 기대된다”며 “ 디넥스가 고혈압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고혈압 환자는 1374만 명으로 지난 2007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최근 고혈압 환자의 치료 목표 기준을 기존 140/90mmHg에서 130/80mmHg로 강화했다. 고혈압이 심혈관질환 발생에 유의한 연관성을 반영한 결과로 받아들여지면서 고혈압의 조기 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