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5년간 1조200억원을 투입하고,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대기업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여기에 AI 반도체 전문인력 7000명 이상을 양성해 기술 경쟁력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 KAIST 본원에서 열린 ‘제1차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주재하고 ‘AI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5월 이 장관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추진된 AI반도체 기업과의 간담회에서 제기된 업계의 정책수요를 바탕으로 산·학·연 논의를 거쳐 마련했다.
반도체는 최근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상 필수 자산으로 중요성이 강조되며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이에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반도체 등 첨단기술 개발에 막다한 자금 투입은 물론 반도체 산업육성 및 세제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점유율은 세계 1위(점유율 56%)이나 메모리 시장의 2배 이상인 시스템반도체(점유율 3%) 경쟁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AI의 전 산업 확산 및 데이터 처리량 증가로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AI 반도체 비중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AI 반도체 시장 선점 위한 전략적 육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지원대책이 마련됐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이번 지원대책에 따르면 우선 AI 반도체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 R&D에 향후 5년간 1조200억원(예타사업 포함)을 투입하고 미국 등 선도국과 공동연구를 확대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신(新)소자와 설계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뇌신경을 모방한 AI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와 연산(프로세서)과 저장(메모리) 기능을 통합한 PIM반도체, NPU와 PIM의 장점을 결합해 시스템 성능을 극대화 하기 위한 초거대AI 시스템 등에 투자를 하기로 했다.
국산 AI 반도체 초기 시장수요를 창출을 위해 반도체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데이터센터를 국산 AI반도체로 구축하는 사업(NPU Farm 구축 및 실증)도 2023년부터 진행한다. 또 AI 개발자에 컴퓨팅 파워를 무상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AI 제품·서비스 개발에 국산 AI반도체를 활용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AI플러스 칩 프로젝트’를 신규 추진하고 지능형 CCTV, 스마트시티 등 각 부처·지자체가 구축하는 공공사업에도 국산 칩이 적용·확산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대기업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 생태계도 조성을 위해 대학·연구소가 첨단 상용 공정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우선 PIM반도체를 개발하는 정부사업에 참여하는 연구기관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자문을 제공하고, 성과가 우수한 연구 결과물의 반도체 생산 공정 적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NPU를 개발하는 정부사업의 연구 결과물 중 삼성전자 협력업체(디자인하우스)에서 검증해 우수 설계기술(IP)로 평가된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설계기술 데이터베이스(IP 풀)에 포함하고 다양한 팹리스 기업 제품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부 ICT R&D 기획과정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참여해 유망기술에 대한 수요를 제기하고 기획결과도 검증한다. 더불어, PIM 반도체설계연구센터(PIM HUB)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간 상호 인력파견 및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등 R&D·인력 교류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AI 반도체 경쟁력 유지를 위해 전문인력 7,000명을 양성한다.
이를 위해 AI반도체 관련 다양한 학과(전기전자공학, 컴퓨터공학, 물리학 등)가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구성·운영하는 ‘AI반도체 연합전공(학부)’ 개설(3개교), 대학·연구소가 보유한 반도체 시험생산 설비의 고도화 및 이와 연계한 반도체 설계·제작 교육(학부생 대상) 신설 등을 추진한다.
특히, 연구 중심의 석·박사 고급인재 양성을 위해 ‘AI반도체 대학원’을 ’2023년 신설(3개교)하고 참여 학생 중 우수 석박사 학생을 해외 대학에 단기(6개월∼1년) 파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종호 장관은 “AI반도체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경제·산업적 가치가 갈수록 높아질 것이며 메모리반도체·파운드리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선점 가능한 분야”라며 “AI반도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시스템반도체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