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를 주택 수가 아닌 가격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 간 세 부담 차이를 없애자는 것이다.
28일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회관에서 열린 ‘종합부동산세제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주택 수보다 과표기준으로 (종부세 체계를) 전환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주택 수 기준은 강남에 대한 (주택) 수요를 더욱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종부세의 목적인) 집값 안정화에 기여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종합부동산세는 주택 수와 주택 가격에 따라 세율을 다르게 적용한다. 1주택자(일반 2주택자 포함)에게는 0.6%~3.0%의 기본세율을 적용하지만 다주택자에게는 1.2%~6.0%의 중과세율이 붙는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늘리고 1주택자에 주는 혜택은 확대해 강남 등에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가지려는 수요가 커졌고, 결과적으로 집값이 높은 지역의 가격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전병목 위원은 종합부동산세가 궁극적으로 ‘단일 누진세율’로 전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즉 다주택자에 중과세율을 적용하지 않고 2018년 당시처럼 주택 가격에 따라 0.5~2.0%의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급격한 변화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먼저 2019~2020년 당시 적용됐던 약한 누진세율 체계(2주택 이하 0.5~2.7% / 3주택 이상 0.6~3.2%)로 전환한 후 단일 누진세율 체계로 단계적으로 개편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세 공제에 있어서도 1주택자와 다주택자간 차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병목 위원은 “종부세 운영을 과표기준으로 전환하게 된다면 주택 수에 따라 기본공제금액에 차이를 두는 것도 타당성이 높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기본공제금액은 1주택자는 11억 원, 다주택자는 6억 원이다. 또 “세 부담 상한제도도 개편할 필요가 있다”라며 “세부담 상한을 130~150%로 단일화하거나 1주택자 130%, 다주택자 150%로 차등화하되 상한율을 낮추는 방안이 있다”고 덧붙였다. 세부담 상한은 전년도 세금의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상한을 설정해 한도 초과분을 빼주는 제도로 현재는 1주택자와 일반 2주택자 등 종부세 기본세율 적용자에게는 150%, 이외 중과세율 적용자에게는 300%의 상한율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