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통령을 지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 안전보장이사회 부의장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크름반도에 대한 침범 행위를 단행할 경우 세계 3차 대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력 경고했다. 나토가 중국과 러시아를 정조준하며 외연 확장을 시도하는 데 맞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이다.
27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러시아 주간지(아르구멘티이팍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있어 크름반도는 러시아의 한 지역이며 이는 영원히 변치 않는 사실”이라며 “크름반도에 대한 어떠한 침범 행위도 러시아에 대한 전쟁 선언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런 침범의 주체가 나토 회원국이라면 이는 북대서양 동맹 전체와의 분쟁이라는 의미”라며 “이는 곧 3차 세계대전이다. 바로 대재앙”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된 지역이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혼란을 틈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름반도를 병합한 후 나토는 포괄적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특히 2020년 9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나토 가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국가 안보 전략을 승인한 후 러시아는 나토의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러시아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추진을 두고도 날을 세웠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같은 인터뷰에서 “나토가 이렇게 확장하면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는 길이가 두 배 이상 늘어나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복수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핀란드는 러시아 북서부와 국경이 닿아 있다. 그는 이어 “발트해 연안국의 비핵 지위는 과거의 일이 될 것이며, 지상군과 해군이 북방으로 집결될 것”이라며 “이스칸데르 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핵무기를 탑재한 전함을 문턱에 배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같은 발언은 28일 핀란드·스웨덴과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는 튀르키예(터키)와 최종 협상을 갖기에 앞서 나온 것이다. 나토는 모든 회원국의 승인을 얻어야 신규 가입이 가능한 구조이지만 튀르키예는 현재 두 나라가 튀르키예에서 분리 독립을 원하는 쿠르드족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나토 가입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