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입출금 중단에 나서며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던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서비스 ‘셀시우스’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예치 서비스 홍보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파산 수순을 밟고 있다고 알려진 셀시우스가 이용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투자 플랫폼 뱅크투더퓨처(BnkToTheFuture) 대표 사이먼 딕슨(Simon Dixon)은 3967달러(약 512만 원) 가량의 주간 이자수익이 입금된 자신의 셀시우스 계정 캡쳐사진과 함께 “셀시우스가 출금은 막았지만 아직도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며 “이 상황이 자연스러운 건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셀시우스는 예치 서비스도 꾸준히 홍보하고 있다. 공식 사이트에는 연이율 최대 18.64%의 예치 서비스 안내 페이지가 그대로 게재됐다. 지급 불능 상태임을 알면서도 고이율을 약속하며 상품을 홍보하는 것은 투자자에 대한 기망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셀시우스 이용자는 “셀시우스가 나의 암호화폐를 인질로 삼고 여전히 주간 수익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시우스의 파산 신청 준비 정황은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지난 2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셀시우스는 글로벌 경영컨설팅기업 알바레즈앤마살의 구조조정 컨설턴트를 다수 영입했다. 지난 14일에는 에이킨 검프 스트아우스 호이어&펠드 소속 구조조정 변호사를 고용해 재정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가 셀시우스 인수를 노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소식통을 인용해 골드만삭스가 셀시우스 부실 자산 매입을 위해 2억 달러(약 2조5833억 원) 규모의 펀드 투자자를 모집한다고 전했다. 대형 디파이 플랫폼 셀시우스가 파산 위기를 맞아 기업 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황을 기회로 본다는 해석이다.
셀시우스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영진이 도주를 시도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27일(현지시간) 마이크 알프레드(Mike Alfred) 브라이트스쿱 앤 디지털 에셋 데이터 창업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알렉스 마신스키(Alex Mashinsky) 셀시우스 최고경영자가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해외 도주를 시도했지만 제지 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셀시우스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더블록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셀시우스 소속 변호사가 경영진에 미국 연방파산법 11조에 의한 파산보호 신청을 권장하고 있지만 셀시우스 경영진은 이 제의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