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巨野, 선거 3연패 교훈 잊고 또 ‘입법 독주’ 하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비대위 회의에서 “국회의장단 선거라도 진행해 국회 운영을 시작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당 소속 의원 170명 명의로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더니 국회의장단 단독 선출 강행 카드로 엄포를 놓은 것이다. 법사위원장을 양보한다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실행을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 민주당의 얄팍한 꼼수였음을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압승한 뒤 임대차 3법, 기업 규제 3법 강행 등 ‘입법 폭주’를 한 데다 조국 사태 등으로 ‘내로남불’ 행태를 보여 지난해 4월 재보선과 올해 3월 대선에서 연달아 패했다. 그런데도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검수완박 법안을 밀어붙였다가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선거 3연패의 이유가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와 거대 의석을 앞세운 폭주였음이 명백한데도 민주당만 그걸 모르는 것처럼 움직인다. 그러니 이번에도 단독 국회 강행과 입법 독주라는 무리수를 또 두려는 것이다. 얼마나 더 선거에서 져야 정신을 차릴지 알 길이 없다.



민주당은 2020년 21대 전반기 국회 개원 때도 거대 여당으로서 1967년 이후 53년 만에 단독 개원을 강행하더니 거대 야당이 된 지금도 같은 실수를 저지르려 하고 있다. 여당도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면 아무리 거대 야당이라도 이렇게 막가파식으로 행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 징계 추진을 둘러싸고 연일 당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갈등 증폭에 앞장설 뿐 경제 위기 대처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가 장기 공전하는 상황인데도 대통령 특사로 필리핀을 방문하는 비상식적 행태를 보였다. 여야는 조속히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배분에 합의하고 국회를 정상화해 위기 대응과 구조 개혁을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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