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에서 음주 회식을 한 전 해군참모총장에 대한 국방부 감사 결과 보고문서는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일부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훈 부장판사)는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으로 징계 조사를 받는 대령급 지휘관의 변호인 A씨가 국방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A씨의 의뢰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을 당시 공관에서 부하 4명과 식사하며 사후 강평을 했다가 징계 조사 대상이 됐다. 군에서 간부들의 모임과 회식을 금지하는 등 자체적으로 '군내 거리두기' 수칙을 만들어 적용하던 때였다.
이에 A씨는 지난해 2월 유사 사례를 참고할 목적으로 부석종 전 해군참모총장이 받은 국방부 감사 결과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부 전 총장은 지난해 1월 8일 저녁 참모들과 술자리를 가졌는데, 코로나19 방역지침의 취지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행위였다는 이유로 감사를 받았다.
이후 국방부는 저녁 식사가 방역지침 위반은 아니라면서 징계 없이 구두로 주의를 당부했다. 국방부는 A씨의 감사 결과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관련 정보 공개 시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개인의 사생활도 침해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법원은 그의 손을 들어줬다. 개인정보를 제외한 감사 결과 보고문서는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A씨가 요구한 자료가 "주로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관련 업무 진행 경과를 검토한 내용"이라면서 "그 공개로 감사 업무의 공정한 수행을 저해할 염려는 없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문서 공개를 통해 감사업무의 적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불필요한 의혹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감사 대상자는 해군 참모총장으로 공적인 인물에 해당한다"면서 "이에 대한 감사 결과는 국민적 관심사이므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필요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감사 결과에 대한 '참고자료' 문서는 관련자 진술이나 기밀 사항도 일부 기재된 점을 고려해 비공개 대상으로 분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