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웅 "펙수클루 매출 1년 내 1000억 달성"

14년만에 정식 출시

약효 빠르고 만성기침에도 효과

1정당 가격 타 제품보다 저렴해

"8년 내 100개국 진출할 것" 공표





대웅제약(069620)이 지난 1일 국산 신약 34호 펙수클루를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2008년 개발이 시작한 뒤 14년 만이다.



신약 허가라는 큰 산을 넘은 펙수클루는 이제 시장 경쟁이라는 더 어려운 과제를 맞이하게 됐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는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기전 약을 대체하고 앞서 동일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기전으로 승인된 다케다제약과 HK이노엔(195940) 제품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웅(003090)제약은 경쟁사 대비 우수한 약효, 약가 경쟁, 글로벌 진출 속도전을 통해 3년 내 10개국, 2030년까지 100개국 시장에 판매하는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3일 펙수클루 개발을 주도한 박준석(사진) 대웅제약 신약센터장은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현재 국내 시장은 기전별로 PPI 60%, H2 차단제 30%, P-CAB 10%를 차지하고 있지만, 2025년이면 PPI와 P-CAB의 점유율 크로스가 발생할 것"이라며 "약효 발현이 늦고, 지속력이 낮으며 식전에만 먹어야 하는 PPI와 비교해 펙수클루는 모든 단점을 극복하고 안전성과 복용 편의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펙수클루는 대웅제약이 2014년 후보물질로 발굴한 ‘펙수프라잔'에서 만들어낸 신약이다. 후보물질 연구부터 비임상, 1·2·3상까지 전 과정을 대웅제약의 역량으로 탄생시킨 첫 합성신약이다.



새로운 위식도역류질환 기전인 P-CAB계에서도 선두그룹으로 개발을 완료했다. 앞서 다케다제약은 2015년, HK이노엔은 2019년 허가 완료 후 출시한 바 있다. 현 국내 시장은 약 9000억 원, 글로벌 시장은 10조 원을 상회하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P-CAB 제품간 경쟁보다 PPI 기전, 제네릭 제품에 대한 시장 잠식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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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석 대웅제약 신약센터장. 사진 제공=대웅제약박준석 대웅제약 신약센터장. 사진 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이 가운데, 우수한 임상 데이터와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박 센터장은 HK이노엔 케이캡과 펙수클루에 대해 비교임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펙수클루의 임상 3상 시험에서 약물의 효력 평가 시점이 가장 빠르게는 투약 후 3일째에 시행했기 때문에 일주일째 평가한 케이캡에 비해 P-CAB 약물의 장점인 빠른 약효발현 측면에서는 펙수클루가 앞선다"며 "또한, 2차 평가 지표로 삼은 만성 기침에 대한 효과도 P-CAB 약물 중에서는 유일한 근거를 가진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가격도 국내 기준 펙수클루정40mg은 1정당 상한금액이 939원으로, 케이캡(1300원)보다 경쟁력이 높다. 대웅제약은 "경쟁제품 대비 낮은 약가는 지속적으로 재발하는 만성병인 위식도역류질환의 특성상 많은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시 후 누적 매출 1000억 원 달성에 3년이 걸린 케이캡과 비교해 대웅제약은 1년으로 목표 기한을 공표하기도 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 움직임은 더 빨라질 전망이다. 펙수클루는 현재 15개국을 대상으로 1조 20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공급계약을 맺고, 벌써 8개국에서 품목 허가 절차에 돌입했다.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와 직접 현지 법인에서 허가와 판매를 맡은 동남아에서 추진 속도가 빠르다.

향후에는 단일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과 중국이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박 센터장은 "중국에서는 2024년 하반기 허가 취득을 목표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관한 임상 3상을 이미 진행 중이며, 미국에서도 3상 임상을 준비 중"이라며 "펙수클루는 산분비 관련은 물론 헬리코박터 치료 등으로도 적응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구강붕해정, 주사제, 복합제 등의 제형 다변화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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