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집값이 급등한 배경에는 부동산 정책이나 저금리 등 거시적 요인뿐 아니라 서울 일부 지역의 재건축 기대감과 수도권광역교통망(GTX) 사업 가시화 등 국지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정 지역의 개발 계획이 다른 지역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 입증된 만큼 정책을 신중히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은행 조사국 조속 김찬우 과장과 황나윤·이정혁 조사역이 발표한 ‘주태가격 전이효과 분석’에 따르면 강남지역 주택가격이 1%포인트 오르면 강북지역은 0.40%포인트, 서울 제외 수도권은 0.58%포인트, 인천 제외 광역시는 0.15%포인트씩 각각 집값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지역의 주택 가격 변동이 해당 지역은 물론이고 주변 지역까지 영향을 주는 셈이다.
지난해 서초, 강남, 노원, 도봉 등 서울 일부 지역의 재건축 기대감과 함께 안양, 군포 등 수도권의 GTX 사업 등 개발 호재가 해당 지역은 물론이고 주변 집값까지 상승했다. 과거 집값 상승기마다 비슷한 영향이 관찰됐다. 2005년과 2014년 두 차례 강남지역 주택가격이 올랐을 때 주변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확대된 바 있다.
연구진이 주택가격 변동요인을 분석한 결과 전체 주택가격 변동은 공통요인과 각 지역의 개별요인이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급 부족이나 자금조달여건 개선 등 공통요인은 물론이고 지역개발 기대감 등으로 주택가격이 올랐다는 것이다.
주택가격 전이 효과는 가격 하락기보다 상승기에 더욱 크게 나타났다. 전세가격의 매매가격으로의 전이효과가 매매가격의 전세가격으로의 전이효과보다 강하게 작용했다. 다만 전세가격의 매매가격 전이효과는 최근 점차 약화되고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주택가격이 큰 폭 상승한 것은 부동산 정책이나 자금조달여건 등 전체 주택시장의 공통된 여건 변화와 함께 재건축 기대감, GTX 사업 가시화 등 지역 특이요인이 작용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 과장은 “주택가격 상승에 있어 지역별 전이효과가 뚜렷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특정 지역의 주택 및 지역개발 정책 수립시 해당 지역에 미치는 직접 효과는 물론 주변 지역에 대한 전이 효과 등 외부효과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