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여수 파출소 화살총 습격’ 사건 당시 파출소 안에 있던 경찰들의 대응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경찰청 게시판에는 화살총 습격 사건 관련 게시물이 잇따라 게재됐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전 2시 15분쯤 한 20대 남성이 전남 여수 봉산파출소 출입문 사이로 화살총을 쏘고 달아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파출소에는 소속 경찰관 7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나 이들은 총소리에 놀라 10분 정도 책상 밑으로 숨었다.
특히 일부 매체에서는 이 중 한 경찰관이 112에 셀프 신고를 하기도 한 것으로 보도했지만, 경찰 측은 “112 셀프 신고는 잘못된 내용”이라며 “조회폰(업무폰)으로 지원 요청한 것을 두고 언론이 셀프 112신고라고 표현했다”고 알렸다.
한편 이 사건을 두고 현직 경찰은 “나도 튀었을 듯”, “목숨이 두 개도 아니고 우리도 사람이다”, “해외면 몰라도 우리나라 경찰 장비로 저 상황에 누구도 대응 못 한다”, “경찰 욕하지 마라. 너라면 저 상황에서 영웅처럼 대처할 거 같나. 겪은 사람 아니면 모른다” 등 의견을 남겼다.
특히 한 경찰은 “미국 경찰도 습격당하면 안에서 대기한다. 권총도 제대로 못 쏘는 나라에서 도대체 더 어떻게 하라는거냐”며 미국 경찰의 실제 총기 대응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1~2명도 아니고 7명이나 있었는데?”, “다 같이 숨어서 112에 신고라니”, “솔직히 같은 경찰 입장에서 쪽팔린다”, “테이저라도 쏘지 그랬나”, “상황이 갑작스러웠던 건 알겠지만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112 신고는 왜 했나. 상황실도 아니고” 등 반응을 보이며 부실 대응을 지적했다.
이날 이번 습격 사건 부실 대응을 이유로 전남 여수경찰서는 봉산파출소 A팀장을 본서 경무과로 대기 발령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12시간 만인 오후 2시쯤 파출소에서 5㎞ 떨어진 거주지에서 범인을 긴급체포했다. 해외 사이트에서 화살총을 직접 구매한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은행을 털기 위해 예행연습을 해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